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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도시근교의 상생, 지역 디자인 바꾼다
2017년 11월 26일 (일)
이덕진 7618700@kndaily.com
   
▲ 이덕진 문화학박사 / 동의과학대 교양 교수

 오늘날 도시 간, 지역 간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맞게 됐다. 획일화된 도시와 공간, 일상의 반복된 삶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생활공간과 장소, 지속 가능한 공동체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세계화 시대에 지역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차이화’가 요구된다. 차이화는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얻기 위한 한 방식이다. 특히 뚜렷한 대외적 이미지를 지니지 못한 지역일수록 공간을 통한 이미지 창출의 효과는 크다. 대체로 산업화의 잔재로 남아 있는 유휴공간들은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유휴공간이 새로운 공간이 될 때, 도시와 도시근교가 하나가 될 때, 그리고 그것이 복합화돼 공간의 면모를 갖추고 제 기능을 다 할 때 도시와 도시근교가 상생하는 공간이 된다. 이러한 공간은 지역 경쟁력으로 연결되며 지역 이미지와 삶을 바꾸는 혁신이다. 이를 실행하는 공간은 도시로 한정 짓기보다 도시근교에 위치한 폐교나 빈집 등을 재활용함으로써 지역의 디자인을 바꾼다.

 도시에서 농촌의 여유로움을 찾고, 농촌에서 도시민과 함께 생활하는 도시ㆍ농촌 공생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교통의 발달과 산업의 발달로 21세기는 도시와 농촌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탈피해 도시와 농촌의 공생, 교류의 시대이다. 아직까지 도시 내의 농지가 대지보다 경제적 가치가 낮고, 농지를 대지로 형질 변경하는 시대이지만 머지않아 도시 속의 농지가 대지보다 가치가 높아지고 용도지역을 다운 조닝(Down Zoning)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까지 도시와 도시근교를 바라보던 시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양성이 강조되는 사회,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도래는 도시와 농촌을 별개의 공간으로 간주해 왔던 이분법적 사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도시ㆍ농촌 공생을 위한 구도 설정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도시ㆍ농촌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시민농원, 전원주택, 취농강좌(就農講座), 청년 농부의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주민은 풍요로운 생활을 위한 수단이나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평생 사업(Life Work)으로서 ‘농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농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한편,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 농가 레스토랑, 농가 민박의 붐에서 볼 수 있듯이 농촌주민도 농산물이나 전원 경관을 살려 도시주민을 끌어들이고, 피폐한 지역경제와 약화된 농촌공동체에 활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공통되는 테마는 ‘농촌과 함께하는 생활’이다. 이것이야말로 도시와 농촌을 묶어 새로운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어그리 르네상스(Agri Renaissance)’의 키워드이며 ‘도시ㆍ농촌 공생’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한편, 도시인에게는 직장이나 학교 같은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공간이나 세계를 추구하는 풍조가 강해지고 있다. 도시에서 자신만의 인터넷카페, 만화카페,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지향을 반영한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일상 공간 즉, 개별 공간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농ㆍ산ㆍ어촌 지역에서 얼마든지 하나의 사업으로서 살려내기에 충분하다. 최근 사람들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는 이색적인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으므로 지역의 독자성과 개성을 잘 살린 가게나 문화 공간을 여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다. 이는 폐허가 된 시설을 따로 처리해야 하는 지자체로서도 재생에 의한 유휴공간 즉, 공동체 공간은 아주 매력적인 사업으로 비치지 않을까 싶다. 뿐만 아니라 공간을 도시 계획적, 건축적, 경제적, 사회 문화적, 환경적, 법규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재활용함에 따라 문화 예술과 사회 복지적 기능이 더해짐으로써 공간이 갖고 있던 부정적 기능과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다. 도시와 도시근교의 상생과 공간 재활용은 도시민들에게 보다 쉽게 여가활동과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다.

 환경문제 극복 등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크게 기여하며 이는 지역 이미지를 브랜드화하고 마케팅해 지역 경제의 이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도시근교 유휴공간의 재활용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효과는 경제 활성화이다. 이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침체된 해당 지역의 경제를 되살아나게 하고 그로 인해 주변 상권의 움직임까지 활성화시킨다. 건축물의 재활용은 신축에 비해 30~50%의 비용으로 신축 건축물에 준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건축물 철거 시 생기는 폐기물처리 비용 또한 감소시킨다. 유휴공간들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들이 아니라 대부분 유휴화에 따른 범죄나 슬럼화와 같은 병폐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고 개보수를 통해 재활성화함에 따라 해당 지역민들에게 실용적인 공간이 된다. 이와 같이 도시와 도시근교 유휴공간의 상생은 휴식과 즐거움, 친근감과 재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의 활성화 및 사회적 교류 증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재활용 작업은 황폐화된 유휴공간의 관리, 개선을 통해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고 밝은 도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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