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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마산 번개시장 있을 것 다 있다
신마산 번개시장 있을 것 다 있다
  • 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 승인 2017.11.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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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오이소, 보이소, 많이 사가이소, 좀 더 깎아 주이소.

 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마산시장길 주변에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새벽시장(일명 번개시장)에서 물건을 흥정하는 상인과 손님들과의 대화 내용이다.

 새벽부터 도시의 아침을 여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장날이 서는 날이면 수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다. 정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런 세월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현대문명과 대형마트에 밀려 재래시장과 소규모의 영세시장이 속속 갈 곳을 잃어 헤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옛날 시골 5일 장터처럼 야 시장이 운영되고 있어 물건을 파는 상인들은 값싸게 팔고 손님들은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면서 소규모이지만 지역경제의 상거래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좋은 시장이 어디 있겠는가? 번개시장은 규모와 범위가 아주 크다.

 월영오거리에서 부터 삼우, 남부빌딩, 신마산시장, 롯데마트 마산점, 마산보건소 등 이 일대의 샛길이면 시장이 다 형성돼 있다.

 특히 번개시장은 매일 열리는 것이 아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반짝 열리기 때문에 번개처럼 빠르게 열린다는 뜻에서 유래돼 옛부터 지금까지 오랜 전통을 지켜오면서 꾸준히 열리고 있다.

 파는 물건 또한 농, 수, 축산물이 한 자리에 다 모여 마치 종합전통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번개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이렇다.

 창녕 양파, 진영 북면 단감, 진동 미더덕, 오만디, 산청 흑돼지, 고성, 갈치 명태, 지리산의 야생 더덕, 도라지, 함안의 배추, 무우, 밀양의 사과, 진주 반성의 사과, 연뿌리 등 인근 지역의 특산물은 다 진열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모든 물건을 다 살 수 있다.

 기자도 어제 주말을 맞아 아침에 번개시장을 찾았다. 아내와 함께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사기 시작했다.

 실파, 사과, 연뿌리, 갈치 등 채소를 구입한 후 아침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시장 안에서 파는 3천짜리 물 국수 한 그릇을 비웠다.

 가격은 둘째치고 정말 맛있다. 여태껏 국수를 먹어봤지만 이처럼 맛있는 적은 없었다. 국수집 아주머니께 잘 먹었다는 인사를 남기고 또다시 장을 보기로 했다.

 번개시장에서 장사를 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한 아주머니는 자신이 직접 논, 밭에서 키운 파, 연근, 부추, 양파 등 농산물을 팔고 있었다.

 이 아주머니는 이 시장이 자신의 유일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했다.

 1년 동안 농사를 짓고 나면 판로가 없어 낭패를 당하는 일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농작물을 수확하면 이곳에 와서 팔 수 있어 농촌 생활에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나에게는 아주 고마운 시장이라고 자랑했다.

 창원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송모 씨(60)는 “매주 일요일 아침만 되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집에서 미리 살 물건을 적어두고 이곳에서 사간다. 번개시장에서 장을 봐 일주일 동안 장사를 하면서 사용하고 있다”며 “일반시장보다 아주 저렴해 장사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특이한 것은 이곳은 주차문제로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아예 없다.

 다들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번개시장 일대의 길은 차 한 대 지나갈 공간만 비워두면 어디서라도 주차를 해도 절대 말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시장을 볼 수 있다.

 다만 시장이 끝나는 오전 10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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