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捨置記(사치기)
2017년 11월 29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捨:사-버리다 置:치-남기다 記:기-문서

아이들끼리 서로 손바닥과 무릎을 치는 ‘게임’에서 나온 말로 박자를 맞춰서 ‘리더’의 지시에 따라 동작을 바꿔 한다. 일제가 아이들에게까지 퇴폐적이고 망국적인 놀이를 전파한 짓이다.




 아이들이 둘러앉아 ‘사치기 사치기 사뽀뽀.’ 하면서 우습고 이상한 몸짓을 흉내 내는 놀이가 있다. 또 남진과 윤수현이 부른 노래에 ‘사치기’가 있다. 즉 ‘월요일은 원래 사랑하는 날, 화요일은 화끈하게 사랑하는 날, 수요일은 수도 없이 사랑하고, 목요일은 목숨 걸고 사랑하고, 금요일은 금쪽같은 사랑을 하세 사랑만 하고 가도 아쉬운 인생 티격태격해서 무엇해, 토요일은 토닥토닥 사랑하고, 일요일은 일찌감치 사랑하고 천년만년 함께 행복하세요’로 온탕 사랑나부랭이 노래다.

 ‘샅치기’ 놀이는 실뜨기, 땅따먹기, 사방치기, 토끼치기 등과 같이 아이들이 즐겼던 민속놀이다. 요즘처럼 인터넷게임도, 모바일게임도, TV도 없었던 시절, 아무 뜻도 내용도 모르며 놀이했다. 어렸을 때 마치 아무 내용도 모르고 한 ‘전우여 잘 자라’ 고무줄 놀이와 유사했다. 이 ‘사치기 사치기 사뽀뽀’는 살[股: 고-다리]를 친다는 것으로 살끼리 서로 닿으면서 흥을 돋우기 위한 일종의 조흥구로, 놀이로 흥을 고조시키기 위한 여음의 효과를 내고자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수한 사람은 하나씩 축에서 빠지고, 마지막 남은 사람이 상도 타고 새 리더도 되는 놀이다.

 捨置記(사치기)란 불교의 <동국역경원>의 십사무기(14無記) 또는 십사사치기(14捨置記)의 질문들이 나왔을 때, 이 물음에 대해 해답할 것 없다고 생각될 적에 내버려 두고, 대답하지 않는 것을 말했다. 또는 교리를 강론할 때 질문에 대하여 대답할 가치가 없거나,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대답하지 않는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말의 사치기란 ‘샅치기’를 적은 글이며 ‘샅’이란 사타구니를 말한다.

 ‘샅치기’란 샅끼리 친다는 말이고, ‘샅뽀뽀’는 샅끼리 뽀뽀한다는 뜻이니 곧 성관계를 뜻하는 놀이다. 이를 풀이하면 ‘사치기’는 사타구니를 가지고 노는 것, ‘사뽀뽀’는 사타구니끼리 뽀뽀한다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에 일제는 조선 아이들에게 퇴폐적인 놀이를 심어, 이 놀이를 통해 망국적 행위로 침입했다는 증거이다. 요즘 불량배의 은어에서 사창가를 ‘샅치기 골목’이라 하고, 사창가에 가는 것을 ‘샅치기 간다’라 하고 성관계를 ‘샅치기’라고 하니 말이다.

 얼마 전 MBC방송에서 자막까지 넣어가며 ‘사치기 사치기 사뽀뽀’로 방영했다. 요즘 초등생들은 저 방송을 듣고 뜻도 모른 채, 성관계를 의미하는 말로 외치고 다니지는 않았을까. 늦게 서야 ‘퇴폐적이고 망국적인 놀이다’라고 알아서인지 요즘은 방송에 ‘사치기’ 놀이는 방영하지 않는다. 늦지만 천만다행인 일이다. 섬뜩한 일이다. 이 기회에 ‘사치기’노래의 후렴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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