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30 (목)
“전통시장 활기 띠면 지역경제 함께 살아나죠”
“전통시장 활기 띠면 지역경제 함께 살아나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2.07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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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단체 김해 삼방시장상인회
▲ 김해 삼방시장은 지난달 6일 강원 정선군에서 열린 전국우수전통시장박람회에 참석해 국무총리표창을 받았으며, 78개 점포에 200여 명의 상인들이 각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1990년 신도시 조성때 생겨나

78여개 점포 200여명 회원 활동

올 총리표창ㆍ골목형육성사업 선정

전국 첫 고객센터 설립… 고객 편의 중점

안오영 회장 “삼방시장 더 발전”

 지역마다 대형마트가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을 때 지역 대형마트를 능가하는 편리함과 즐길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더욱더 발전해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김해 삼방동에 위치한 삼방전통시장이다.

 최근 삼방시장은 강원도 정선에서 개최한 전국우수전통시장박람회를 통해 국무총리 표창과 골목형시장육성사업 지원시장에 선정됐다. 이곳이 이러한 상훈을 받을 정도로 번성하게 된 것은 시장 상인들이 소속돼 있는 삼방전통시장상인회 덕분이다.

 지난 2015년부터 삼방시장상인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안오영 회장은 삼방시장이 표창을 받게 된 것은 시장 상인들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회장은 상인회 활동 자체를 ‘시장활성화’에 큰 목적을 두고 있음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상인들부터 먼저 죽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지역경제도 같이 죽는다는 것은 뻔한 사실 아닙니까.” 시장 구석구석을 소개시켜주고 있는 안 회장의 눈빛에서는 삼방시장에 대한 애착과 열정으로 빛이 났다. 물건을 사러 온 고객 하나하나 일일이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있는 상인들의 얼굴 역시 즐거움이 가득했다. 카드를 내밀어도, 온누리상품권을 내밀어도 절대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싫은 소리 한 마디 하는 법은 없이 상인들은 봉투에 물건이 아닌 정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 안오영 삼방시장상인회장은 “추운데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오는 고객들과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방전통시장은 지난 1990년 초 생겨났다. 당시 삼방동은 김해 1호 신도시로 결정돼 한창 아파트와 주택을 비롯한 주거지와 상가 등이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기존의 주택이 상가로 변한 자연발생시장이며, 상인회도 시장이 조성된 후 발족됐다. 점포 78개의 규모에 종사 인원은 200여 명이며, 이들 모두 상인회에 가입돼 있다. 지난 9월 22일 시장주차장 옆에 고객센터를 개설하는 것으로 상인과 고객간 더 나은 시장경제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시장 내 점포 중 안 회장은 깜BYC라는 이름의 속옷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이곳에 정착해 상인회에 가입한 그는 이사와 부회장 등 실무진을 차례로 거쳐 온 터줏대감이다. 상인회의 기능과 역할이 상인들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는 그는 3년 동안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삼방시장의 이익을 위한 사업을 해왔다. 그 덕분에 그는 국무총리 표창뿐만 아닌 올해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에도 초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을 두고 자신만의 공이 아닌 시장 자체의 공임을 언급했다.

 “여타의 시장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바로 상인들의 의식 수준이 많이 변했다는 것이죠. 가령 시장 내 삼방역 미니기차를 운영하는 것 역시 상인들의 자발적인 동의가 아니었다면 절대 운영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지역 내 동사무소와 관련기관 등과 협의해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에 반찬전달 봉사활동 같은 행사나 시장 위생에 철저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자랑할만한 내용이죠.” 각 지역마다 전통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전라도 전주남부시장과 광주 송정역시장 등은 각각 야시장과 청년몰 등을 여는 것으로 관광객 유입과 시장활성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들 시장에 비해 삼방시장은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 시장의 순기능과 전통의 명맥 그리고 발전을 계획하는 것으로 타 지역 전통시장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국 14개 시장상인회가 삼방시장으로 일부러 걸음 해 벤치마킹을 하고 갔을 정도다.

▲ 시장 내 반찬가게와 생선가게는 고객의 편의와 위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방시장이 타 시장과 차별화된 또 다른 이유는 ‘소풍 가자 삼방시장’이라는 슬로건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안 회장에 따르면 누구나 소풍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시장을 보라는 취지로 이러한 슬로건을 내세운 것이다.

 “사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절대 비교가 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시장을 찾아오시는 고객들을 항상 상인들이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러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기 위해 삼방역 미니기차 코너를 조성하고, 주부가요제나 가을축제, 김장나눔, 어린이사생대회 등 행사들을 마련하는 것이죠.” 아울러 삼방시장은 현 시대의 트렌드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게 식재료나 반찬 등은 소포장해서 판매할 것이라는 계획과 반찬과 생선 등 점포에는 항상 덮개를 씌워놓고 장사를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 내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요즘 일일이 이렇게 덮개로 덮어놓지 않으면 장사 못 하죠. 솔직히 나라도 덮개 없이 팔고 있는 반찬은 먹기 싫을 거예요. 이심전심 아니겠어요?”라며 말했다. 더불어 다른 반찬가게 점주는 옹기가 사람건강에도 좋고 반찬 맛을 더욱 좋아지게 한다고 믿기에 자비를 들여 특수제작한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었고, 한 생선가게 역시 얼음을 채운 냉장고에 생선을 넣었다가 고객이 오면 즉시 꺼내 포장해 주고 있었다.

▲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운영되는 삼방역 미니기차.

 안 회장은 고객센터 조성과 관련해서도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고객센터는 고객과 상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이 된 것입니다. 쇼핑을 즐기다 힘든 고객이나 물건을 팔다 지친 상인 누구나 언제든 1층 삼방톡톡으로 와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죠. 또 안전한 곳이기 때문에 엄마 따라 시장으로 온 아이들이 장보는 엄마를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안 회장은 김해 지역 내에 설립돼 있는 대형마트와 관련해 여느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의 생각은 시장 상인들 역시 동하고 있었다. 대형마트는 현재까지도 소상공인이나 시장상인들에게 환영받지 못 하는 불청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안 회장과 삼방시장은 대형마트도 함께 상생해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시장에서 못 하는 기능을 대형마트가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형마트에 밀려 삼방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 한다는 말은 옛날 말이죠. 지금은 대형마트 못잖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더욱 위생적이고, 편리한 시장. 상인회가 만들지 않으면 누가 만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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