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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은 축복이고 세출은 행복이다
세입은 축복이고 세출은 행복이다
  • 하성자
  • 승인 2017.12.13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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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자 김해시의원

 인류는 시간에 대해 수동적이기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 왔다. 태음력이나 태양력으로 나이테 같은 년도를 규정하고 그 기간을 적체하는 가운데 정돈하는 역사를 구성해왔다. 일정 기간에 맞춰 계획하고 준비해 온 생활체계는 인류의 지혜와 더불어 역사를 거듭 발전시켜 온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김해시의회 예산결산 위원장으로 2018년도 김해시 예산을 확정하는 일에 참여했다. 재정이 피폐했던 역사도 허다했기에 예산을 다루는 동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김해의 여러 기업들 중에 한 해 매출이 1조 원을 웃도는 기업, 그런 경영을 한다는 것이 어디 생각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우리 김해시는 매출액이 아닌 수입금(세입)만 1조 5천억에 육박하는 거대공적자금을 확보했다. 귀하고 고마운 돈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만큼 그 귀한 돈을 시민 생활을 위해 스며들도록 운용하는 시스템 활동이 세출예산 편성이지 싶다.

 제207회 본회의에서 확정된 2018년도 김해시 예산은 1조 4천287억 원이다. 무수한 누군가가 성실을 다 한 납세의 결과가 우리 김해시 한 해 살림의 밑천이 돼주니 십시일반 세수를 마련하는데 기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김해시 세입예산은 축복이라는 마음으로 예산안 심사에 내내 임했다. 김해시는 집행기관으로써 최선을 다해 시민 생활에 고루 깃들면서 시의 가치를 높이는 예산편성을 기획했을 것이고 시의회는 시민적 입장에서 그 예산이 그 목적대로 편성됐는지 꼼꼼히 살펴서 내년 한 해 동안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예산 한 푼이라도 적요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유의해서 심의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며 예산을 확정했다.

 시의원의 예산심의는 시민적 입장에서, 공공적 입장에서 예산을 보는 두 개의 눈이 필요한 과정이었다. 시민적 입장이거나 공적 입장이거나 결국 그것이 공공의 입장으로 귀결된다는 것, 결과적으로 좋은 김해, 좋은 시민사회실현에 사용될 것이기에 신중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한다. 공적 입장에서든 개인적 입장에서든 시민 개인도 관심을 가지고 예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국민의 한 사람, 김해 시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는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김해시 2018년 총예산 1조 4천287억 원, 약 53만 시민이라고 볼 때 나에게 연간 약 270만 원이라는 예산이 해당하며 4인 가족 기준 연간 약 1천80만 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예산이 직ㆍ간접적으로 나와 가족에게 그만한 혜택(권리)을 주는 방향으로 편성됐는지를 살펴야 한다. 예산의 사용처인 모든 인적ㆍ물적 비용이 시민 일 인당 하루 약 7천400원의 유익함을 주는 데 제대로 사용되는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비록 그 유익함이 나에게 오지 않더라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가치로 사용되는지를, 즉 나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에게, 소외계층에게, 혹은 모두의 유익을 유발하는 일에 제대로 쓰이는지를 우리는 시민적 시선에서 체크해야 한다. 공적 서비스를 포괄하는 예산 집행의 내용과 그 과정과 결과가 나의 생활과 나의 가치의 값이기에 그것이 연간 270만 원이 되는지를, 그런 관점으로 효율성과 효과를 점검하는 시민적 시선을 가져야 한다.

 마그리트에 따르면 정신은 두 가지 다른 감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즉 눈처럼 바라보기도 하고 눈 없이 문제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눈 자체는 마치 손이 무엇을 움켜잡듯이 바라보기 때문에 관심이 부족하면 많은 것을 간과하게 되는데, 그 어느 것도 대상을 파악하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본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주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행위라고 한다.

 “눈앞에 있는 사물이 그것이 보여주는 것에 의해 감추어져서 안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예절을 보지 못한 채 누군가가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것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저자 수지 개블릭(Suzi Gablik).

 마그리트적 시선과 인식을 지니기가 쉽지 않지만 일상에서나 문제를 대할 때 시선이 지향할 바를 참고삼아 결부시켜보면서 시민적 시선이 우리 김해의 2018년도 예산 운용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예산이 잘 편성되고 운용되는 일에,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시민적 가치를 드높이는 일에, 김해시 시스템의 활발한 가동 속에 모두가 주인이 돼 참여할 것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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