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41 (금)
통영시 실속 없는 채무제로 선언
통영시 실속 없는 채무제로 선언
  • 서진석 기자
  • 승인 2017.12.14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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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기준 채무 1천억 원 토지ㆍ도로 매각 640억 갚아
김 시장 “재정 건전화 결과” “땅 팔아 빚 해결” 비판 거세
▲ 김동진 통영시장이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채무 제로 달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진 통영시장이 이달 초 열린 시의회 시정연설에 이어 기자 간담회까지 개최하며 ‘빚 없는 도시’를 거듭 강조했으나 이는 살림을 잘 살아서가 아니라 시유지 매각과 정부 지원에 편승한 ‘생색’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시장은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2010년 8월 기준 1천억여 원에 달하던 통영시 채무 가운데 2017년 추경을 통해 170억 원을 상환하는 것으로 시의 부채는 ‘0’원이 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통영시는 도남동 음악당 부지 매각 전 예산 반영 100억 원, 보통교부세 과다편성 239억 원, 순세계잉여금 과다 117억 원 등 세입결함으로 발생한 채무 590억 원과 상수도 개량, 통영대교 가설, 하수종말처리장 증설 등 대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행한 지방채 410억여 원을 합쳐 약 1천억 원의 재정 부담이 있었다.

 이 채무는 지난 2011년 530억 원, 2012년 480억 원 등으로 줄어들어 지난해 말 280억 원이 남았으며 올해 ‘제로’가 됐다.

 김 시장은 이날 “채무 제로 달성은 시장에 취임한 지난 2010년부터 보건소 및 읍면동 통합, 행정선 매각, 각종 추징금 엄정 징수 등 시 재정 건전화를 위해 마른 수건을 짜는 노력을 경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 공유재산인 광도면 죽림리 토지와 광도면 안정리 한국가스공사 우회 도로를 각각 540억 원, 100억 원에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땅 팔아 빚 갚는 일 누가 못하느냐”는 주장이 제기돼 김 시장의 ‘채무제로’ 선언을 무색하게 했다.

 한편, 통영시의 부채 상환에는 정부와 경남도도 한몫했다. 시에 따르면 2017년 통영시에 대한 정부 교부세와 경남도 보전금이 390여억 원 증가했다. 이 금액을 앞서 시유지 매각대금에 더하면 약 1천30억 원으로 지난 2010년 총 채무 1천억 원을 상회한다.

 이에 “어느 정도 부채는 안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 “지역 현안사업은 다 해결했느냐?”, “내년 선거 대비 전략이냐”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김동진 시장의 ‘빚 없는 도시 달성’ 선언은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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