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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김해서 김병곤 추모 열기
고향 김해서 김병곤 추모 열기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7.12.17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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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반독재 민주화운동 헌신 추모위 결성 내년 기념물 건립
수년 전부터 추모사업 움직임 이광희 “선배 민주의식 재고”
▲ 이광희 의원

 유신 치하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요절한 김해 출신 고 김병곤(1953~1990)을 기리는 추모 열기가 고향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김병곤은 1953년 김해 한림면에서 태어나 한림초, 부산개성중, 부산고를 거쳐 1973년 서울대에 입학, 학생운동을 하다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등으로 수차례 구속됐다.

 1990년 12월 투옥 중 위암으로 투명, 3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받는 자리에서 “유신 치하 생명을 잃고 삶을 빼앗긴 민중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던 차에 젊은 목숨을 기꺼이 바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웃으며 최후 진술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러한 김병곤을 추모하는 강연회가 지난 14일 김해시청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추모기념물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까지 발족했다.

 추진위원장은 배병돌 김해시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이, 사무국장은 이광희 시의원(민주당), 사무차장은 참군인김오랑기념회 김지관 사무국장이 각각 맡았다. 김해지역구 민주당 민홍철, 김경수 의원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모금운동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중 대성동고분박물관 인근 시유지에 추모기념물을 건립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 사무국장을 맡게 된 이광희 시의원은 그 누구보다 감개가 무량했다. 김병곤의 고향인 김해서 추모기념물 건립을 추진하기까지 수년 전부터 사실상 이를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이 의원 자신도 1976년 서울대 상대에 입학한 이후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으로 수차례 구속되고 풀려나길 반복했었다.

 1978년 대학 3학년 때 이 의원은 유신반대 학생운동을 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처음 구속됐다. 80년도 3학년 복학 후 서울의 봄 때 5ㆍ17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재차 구속됐다. 학교에서는 두 번째로 재적됐다.

 이후 그는 2006년 명예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대학 입학 후 30년 만이었다.

 그는 3년 전 작고한 김병곤의 부인 박문숙 씨의 장례식에서 고향에서의 추모사업을 결심했다. “서울에는 (김병곤) 선배의 동기와 친지들이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추모사업을 하는데 정작 고향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 추모기념물부터 만들어 민주화를 향한 (선배의) 열망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이후 그는 꾸준히 김해시에 이런 의사를 타진했으나 당시 분위기상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선거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2명과 시장이 당선되면서 물꼬가 터졌다. 긍정적인 논의가 오간 것이다.

 그는 “올 4월 재ㆍ보선에서 시의원이 된 후 민주ㆍ자치의식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고 그런 면에서 (김병곤) 선배를 통해 시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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