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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가죽이 만드는 질리지 않는 매력 누구나 빠지죠”
경남이좋다 사람이좋다 심미경 가죽 공예가 김해 ‘심미경 가죽공방’
2017년 12월 27일 (수)
황현주 기자 hhj2524@kndaily.com
   
▲ 작품명 ‘내 안에 건강한 삶의 모든 것들이’. 이 작품은 심미경 선생이 가장 애착을 두고 있는 작품으로 지난 2003년 개인전을 위해 몇 달을 걸쳐 만든 것으로 옻칠을 한 가죽으로 연꽃이나 산수화 등을 새겨 넣어 은은하고 질리지 않는 멋을 풍기고 있다.

1994년 청주서 가죽공예 자격증 취득

미싱 쓰지 않고 오로지 수작업 고집


지역 내 유일한 통가죽 공예 자부심



“통가죽 매력은 무한하죠

오직 내 것 하나”



 “30대 초반 정도에 예쁜 가방이 너무 갖고 싶었는데 너무 고가라서 많이 망설이다 돌아섰죠. 그 때가 1994년도였나? 그러다 문득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것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알음알음으로 가죽공예를 처음 접하게 됐죠. 가죽공예를 할수록 나의 개성과 유일무이한 것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과 기쁨을 맛보죠.” 20여 년 이상 가죽공예만을 전문적으로 해온 심미경 가죽공예 작가는 공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해줬다. 조그마한 머리핀부터 가구까지 통가죽을 주재료로 만든 것들을 소개하고 있는 심 작가의 얼굴에는 남다른 자부심과 열정이 엿보였다.

 김해 생림면에 위치한 심미경 가죽공방은 소의 통가죽과 색가죽을 이용해 각종 무늬와 색을 입혀 만든 가방과 지갑, 악세서리 등이 가득 장식돼 있다. 심 작가가 긴 시간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든 이것들은 그녀의 공방이 아니라면 세상 어디에서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진귀한 것들이다.

   
▲ 심미경 가죽공예 작가는 “공예에 관심이 있어서 공예와 관련한 취미활동을 했지만 통가죽공예만큼 매력적으로 빠져드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심 작가의 가죽공방은 오로지 소의 통가죽만을 이용해 가죽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녀가 통가죽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질기고 단단함 그리고 오랜 세월을 지나도 변치 않기 영원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예에 관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취미생활로 많이 즐겼지요. 그러다 우연히 통가죽공예를 접한 후에는 운명처럼 그 매력에 빠져 여태까지 헤어 나오지 못 하고 있죠. 가죽의 매력이요? 영원하다는 것 아닐까요? 특히 손때가 묻은 것을 들고 다닐 때면 더 큰 자부심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심 작가는 5~6년 전 충북 청주에서 김해로 내려와 정착하게 됐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그곳에서 보낸 그녀는 군무원 남편과 결혼한 탓에 자주 이사를 다녔고, 가장 오래 생활한 청주에서 가죽공예 자격증을 취득해 공방을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명예퇴직한 남편의 권유로 말년을 김해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낯선 김해로 왔을 때 당시 심 작가는 자신처럼 통가죽 공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지역에서 가죽공예를 좀 한다 소문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통가죽이 아닌 얇은 색가죽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자신이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통가죽공예를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더 많이 느꼈다고 한다.

 더욱이 심 작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사람들도 하나 둘 생겨났다. 타 지역에 비해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생림면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생림면장은 흔쾌히 공방을 운영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 통가죽으로 만든 지갑.

 지난 21일 심 작가의 공방을 방문했을 때 여성 수강생 세 명이 작업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그녀에 따르면 이 날 모인 수강생들은 공방 주위에 살고 있는 이웃들이다. 가죽을 다루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공예품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어려있었다.

   
▲ 심미경 작가가 만든 악세서리와 가방, 각종 장식용품.

 통가죽 공예를 하기 위해서는 주재료인 통가죽을 기본으로 전용 바늘과 실, 밑그림을 그리는 펜인 모데라, 조각도, 대리석처럼 단단한 돌, 망치 등이 필요하다. 이것들이 준비되면 물을 묻힌 스펀지로 물칠을 한 후 모데라를 이용해 민홍지에 자신이 원하는 무늬를 밑그림 한 후 전용 조각도를 이용해 그것을 조각한다. 돌과 망치가 필요한 이유는 조각도로 조각을 하기 위함인데, 이 과정에서 형태와 모양이 서서히 잡혀지는 것이다. 형태와 모양이 잡혀지면 목장갑을 이용해 광택을 내준다. 만약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드는 것이라면 별도로 안감 역할을 하는 돈피(豚皮)가 필요하며, 지퍼나 똑딱이, 고리 등을 달아주는 것으로 최종마감하면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박음질을 할 때 미싱을 사용할 것이라 많이 생각하시는데 저는 절대 미싱을 사용하지 않아요. 물론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미싱을 사용하게 되면 완전 수공예품이라 할 수 없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한 땀, 한 땀 직접 바늘에 실을 꿰어 박음질을 하죠.”

 그러나 심 작가의 열정과 애착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수공예품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 하는 듯 하다. 그녀는 이와 관련한 일화를 잠시 들려주면서 안타까워했다.

   
▲ 가죽공방에서 작품을 만드는데 열중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에서 상당한 열의가 느껴진다.

 “선물도 많이 해봤죠. 다들 제가 만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처음에는 고맙게 받다가도 우연히 창고 같은 데에 먼지 묻은 채 박혀 있는 것을 봤을 때 겉으로는 내색 못 하지만 실망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게 중에는 제 노력과 열정을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분들에게만큼은 새것처럼 사후 관리같은 것을 해주는 것으로 보답하기도 해요.” 한 때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판매를 해볼까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전화만으로는 의뢰인이 선호하는 것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만약 주문요청이 들어오면 당사자와 직접 대면을 통해 선호하는 색상, 분위기, 성향 등을 꼼꼼하게 캐치한 후 생산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주문받아 애써 만들어놓은 작품을 두고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를 수없이 겪어본 탓이다.

 “공방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는 없었는데, 너무 힘들게 작업하는 내 모습을 본 남편이 공예를 더 이상 하지 말라고 말려서 진땀을 뺀 적 있었어요. 열정과 재미가 없다면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라도 할 맛이 나겠어요? 수강생들이 열심히 오셔서 작업하는 모습을 볼 때면 없었던 힘이 나요. 통가죽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절대 쉽게 헤어 나오지 못 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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