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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를 맞으며
2018년 01월 02일 (화)
정영애 7618700@kndaily.com
   
▲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어느 해 보다 뜨겁고 치열했던 정유년 한 해가 저물고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도래하는 황금 개띠 해를 맞아 지난해 이루지 못한 소망을 이뤄 보겠다는 모두의 열망이 성취되기를 기원해 본다. 갈등과 대립의 순간들이 중첩돼 혼란스러웠던 정유년 붉은색의 해. 그렇게 갈망했던 화합과 안정의 꿈은 또 다른 갈등을 낳으며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너 아니고 나’라는 이분법적 대결 논쟁은 국론분열의 휴화산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무엇이 옳았고 그른지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역사가 심판 할 것이다.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각계각층의 욕구분출은 어쩌면 이 사회가 지금까지 안고 있던 구조적인 모순점의 자연적인 표출일지도 모른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많이 배운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권력을 쥔 자와 잃은 자가 처한 상황적 반목과 갈등은 또 다른 분열의 단초가 돼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의 이면은 치열한 권력 투쟁의 연속이었다. 뺏고 빼앗기는 싸움의 반복 속에서 그래도 인류 역사는 진화하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금 우리는 후기산업사회를 지나 지식정보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어제의 지식이 휴짓조각이 되고 어제의 비윤리가 윤리로 둔갑하는 광 스피드 시대가 됐다. IT기술의 발전은 AI(인공지능) 시대로의 진전으로 정보독점에 의한 새로운 독재(?)의 출현을 경계하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시대변화에 대한 적응성의 위기에 빠진 현대인들은 혼돈과 복잡성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위해 치열한 경쟁과 맞서고 있다.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는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보통 사람들의 꿈을 빼앗아 가버렸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4년제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 못 한 청년 백수들이 자신들을 5포세대니 N포세대니 하며 자조적인 푸념을 내뱉고 있다. 정부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구직자와 구인자 간의 잡 미스매치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어디 청년실업 문제 뿐인가. 지난해 말 총인구의 14%를 넘긴 노인 인구(730만 명)는 고령사회 진입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는 복지재정부담을 과중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그중 130만 명에 이르는 독거노인의 열악한 생활실태는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으로 연명하는 독거노인들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쪽방에서 매서운 추위와 싸우며 겨울을 나고 있다.

 이처럼 부의 편중과 대물림이 심화되는 시대를 사는 서민들의 새해 소망과 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 응어리진 갈등과 대립의 해소가 시급하다. 나보다 너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포용과 관용의 자세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정치권의 각성이 급선무다.

 내가 당했으니 너도 한번 당해보라는 식으로 복수혈전에 국력을 낭비하다 보면 국론분열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도그마에 빠진 편협한 사고와 인식으로는 국민적 합일점을 찾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모순의 독단에 빠지기 쉽다.

 내가 하는 일과 생각은 모두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면 세상사 모두가 삐딱하게 보인다. 왜 예수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으며, 부처가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했겠는가. 아무리 정당한 일도 금도를 넘으면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비난받기 일쑤다. 체코의 반체제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만 있는 것이며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니체가 말하는 영원성이 무거움이라면, 일회성은 가벼움이다. 그러나 이 대립이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의 가치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말은 우리의 삶이 무거움(영원성)과 가벼움(일회성)의 대립적 관계로 단정할 수 없듯이, 옳고 그름 또한 영원성과 일회성으로 단정할 수 없기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한 존재로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가 떠나게 돼 있다. 광대무변의 우주를 생각하며 한 점 티끌 같은 존재에 불과한 것이 인생이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대립과 갈등이 사라지고 화합과 동행이라는 대명제하에 국민적 통합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나눔과 배려의 행복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국민 모두가 이 땅에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보편적 복지가 자리 잡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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