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00:08 (토)
만년필을 쥐며 - 밑줄
만년필을 쥐며 - 밑줄
  • 은 종
  • 승인 2018.01.03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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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종

새의 깃털 하나

문장을 쓰려는 듯 책상 위로 내려앉는다

삭삭거리듯 지나가는 흔적에

오목 가슴을 맞댄 자국들이 뾰족하다

그대 등에 기대어 흐르던 눈물마저

이별의 방점이 될 줄이야

기다림의 이름으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문장처럼

촉에서 번져 가던 생生의 필치가

가슴의 통점을 찍은 피멍이었음을

그리움이란, 잉크 방울처럼 번져만 가는 병病인가

그대가 보낸 편지 속에

아직도 지키지 못한 약속 하나

쓰윽, 밑줄을 그어 본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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