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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의지와 자율적 선택의 소중함
2018년 01월 05일 (금)
이유갑 7618700@kndaily.com
   
▲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 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가 시작됐다. 개는 인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온 반려동물이고, 충직함과 의리를 상징한다. 벌써부터 개의 해를 풍자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개’라든지 ‘올해는 뜻한 일 이루시개’라는 새해 덕담이 유행하고 있다. 지혜로우면서도 오로지 한길로만 가는 개의 긍정적인 모습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폰더 씨의 위대한 결정’을 쓴 미국의 작가 앤디 앤드루스(Andy Andrews)는 그의 책에서 “시간이 시작된 이래로 인류는 자유 의지라는 선물과 능력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모든 인간의 궁극적 운명은 결국 선택의 결과입니다”라고 했다.

 사람의 긍정적인 본성을 중요하게 본 인본주의 심리학자(Humanistic Psychologist)들 역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유 의지(Free will)’임을 강조했다. 즉,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자신의 가치에 의해 판단하고 선택하며, 이에 따른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심리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세상이 세모꼴이라고 하더라도 내 눈에 네모꼴로 보이면 세상은 네모인 것이며,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이 옳다고 해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다른 길이 있다면 그 길로 가는 것이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는 타인에 의해서 강요된 길을 갈 때보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은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소신껏 열심히 가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태어난 자유 의지와 자율적 선택의 능력과는 다르게 스스로는 아무런 의사결정도 하지 못하고 아주 사소한 일까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결정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노는 것도 혼자서는 결정 못 하겠다는 이른바 ‘결정 장애(decision disorder)’라는 신종 부적응 현상이다.

 한국에서 우수한 특목고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을 가서 명문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속칭 ‘엄친아’가 자기 엄마에게 “엄마, 이제 나 뭐하면 돼?”라고 물었다는 에피소드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비교적 널리 퍼져 있는 실제의 사례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한 학기에 한두 번 수강 학생들에게 과제물을 내줄 때 내용이나 분량이나 형식을 자유롭게 하라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하는 반면에 모든 것, 심지어는 프린트물의 글자 크기나 분량까지 지정해주면 오히려 안도해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엄마랑 같이 와서 수강 신청을 하는 여학생을 본 적도 있다.

 남과 다른 개성과 자유로움을 앞선 세대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또 이런 것들을 듬뿍 누리고 있는 신세대들에게 왜 이런 특성이 나타나게 됐을까? 하는 강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첫째는 부모의 과잉보호가 주된 원인이다. 간난 쟁이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부모, 특히 엄마가 나서서 해결했기 때문에 스스로의 선택을 남에게 미루는 심리적 습관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다.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한 선택의 실수나 실패가 가져올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다.

 셋째, 인터넷 시대를 맞아서 매일 매일 너무 방대한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므로 작은 일까지 일일이 물어보고 검색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또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선택에 대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후의 평가가 늘 뒤따르기 때문에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문제인 것이다.

 이런 부적응 현상을 줄이기 위해 우선, 부모들은 아이들의 심신의 발달 속도에 맞춰서 관여(통제)로부터 자율성의 방향으로 교육의 중심 이동을 해야 한다. 아울러 스스로의 선택에 뒤따를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 줘야 한다. 또 하나는 부모나 가까운 사람이 매사 해답을 제시하려고 하기보다는 선택을 망설이고 남에게 미루려고 하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면서 스스로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자유 의지와 자율적 선택이 얼마나 고마운 축복이고 선물인지를 자녀들에게 일깨워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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