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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좋은 아이?
2018년 01월 09일 (화)
이영숙 7618700@kndaily.com
   
▲ 이영숙 담쟁이 가족상담 부모교육 연구소 소장

 토닥토닥 빗소리가 정다운 날이다. 비는 물의 속성을 지녔고 물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힘이 있다. 갓난아이를 재울 때도 토닥토닥 부드럽게 두드리고 고단함과 힘듦을 하소연하는 이들에게도 토닥토닥 위로를 전한다.

 청소년들과 상담 및 교육을 진행하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 질문하면 부모의 맘에 드는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어릴수록 더 그러하다. 착한 아이는 어떤 아이니 질문하면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라고 대답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의 말에 순응하며 말 잘 듣는 아이는 양육하기 수월하다. 그러니 말 잘 들으라고 강요하는 양육 태도를 취하는 걸 당연하다 여긴다. 나 또한 지금은 성인이 된 남매가 어릴 때 “왜요, 안 해요, 싫어요”라는 말대답을 하지 못하게 원천 봉쇄했다. 아이들은 나의 지시에 순응했다.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었던 나는 나의 양육 태도가 자랑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각각 제 방에 들어앉은 아이들의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알게 됐다. 반항하지 않고 순응하는 아이들 덕분에 나는 수월했지만 아이들의 마음에 쌓인 억압은 어찌할 것인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원천 봉쇄를 봉인 해제했다. 내 수월함의 대가로 아이들의 억압을 지불할 수는 없었다. 억울함이 쌓인 관계는 좋은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준희 실종사건과 광주 삼 남매 화재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을 접하며 여러분들은 어떠한 반응을 했는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기사로 쏟아지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이 결코 적지 않음에도 왜 이와 같은 사건은 반복되는 걸까?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간한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만 8천700건이며 2012년에 비해 2.9배가 늘어났다. 또한 학대 행위자의 80.5%가 부모며 발생 장소의 82.2%가 가정이다. 부모는 자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강력한 권력자다. 자녀는 자신의 목숨을 온전히 의지한다. 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부모는 자녀에게 통제력은 가지되 통제하지는 말아야 한다. 학대가 일어나는 것은 부모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녀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아동학대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것은 통제력을 상실한 부모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기본생활습관과 기초생활질서를 가르쳐야 한다. 가르침에 순응하지 않을 때는 통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통제력을 가진다는 것은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우러나는 것이다. 자녀를 폭력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부모가 이미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증거다. 폭력 외에는 자녀를 통제할 수 없다는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동학대 사건을 접할 때마다 우리들은 공분하며 가해자인 부모에게 온갖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부모가 돼서 어떻게 저럴 수 있냐는 여러분에게 질문한다. 여러분의 자녀는 아동학대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운가? 아이가 죽어야만 아동학대인가? 우리는 또는 우리 사회는 폭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가?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부모의 막강 권력을 이용해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성적으로 학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폭력은 바늘 하나도 꽂을 자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자녀가 말을 잘 듣게 할까? 그 방법을 배우길 기대하며 부모교육에 참여한 부모는 교육이 진행될수록 어떻게 하면 자녀의 말을 잘 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보다 자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좋은 아이가 되게 허용해야 한다. 누구라도 내가 내 맘에 들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며 행복할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착한 아이가 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력을 가지고 좋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토닥토닥 격려하고 조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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