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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장갑
2018년 01월 10일 (수)
강원석 7618700@kndaily.com
   
▲ 강원석



1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온몸을 움츠리게 만들면

소녀의 손이

주머니에 꼭꼭 숨어

나오지를 않습니다



눈이라도 내린다면

눈송이를 만지려

내미는 손을 잡아

품속에 숨겨 온 벙어리 장갑을

살며시 끼워줄 텐데



수줍은 소년

하늘 가린 구름 보며

눈이 오길 기다립니다



2

착한 소녀

소년의 마음을

아는 모양입니다

끼고 온 장갑을

가방 속에 감추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습니다



눈이 내리면

소년이 준

벙어리장갑을 끼고

양손 가득

흰 눈을 담을 텐데



소녀는 설레는 마음으로

그리운 눈을 기다립니다



3

파란 하늘은

회색빛으로 변하였는데

보고픈 눈송이는

아직도 소식이 없습니다



바람은 저녁으로 불고

구름은 서서히 걷혀 가고

그 틈 사이로

겨울노을이 내려와

두 사람의 얼굴을

빨갛게 물들입니다



소년의 품안에서

소녀의 가방에서

숨어 있는 벙어리장갑만

못내 아쉬워 애를 태웁니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문학바탕’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시집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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