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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말라가는 지리산 조릿대 ‘의견 차’
누렇게 말라가는 지리산 조릿대 ‘의견 차’
  • 사회부 종합
  • 승인 2018.01.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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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이상기후로 고사” 전문가 “생태계 순화과정”
▲ 지리산 고산지대 조릿대의 줄기와 잎이 말라 떨어지는 황변화 현상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갈리자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지리산 조릿대(산죽)에서 줄기와 잎이 말라 떨어지는 황변화가 발견되고 있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14일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지리산에 자생하는 조릿대의 줄기와 잎 부분이 노랗게 변하고 말라 떨어지는 황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릿대 황변화현상은 삼신봉(하동), 백무동(함양), 노고단(구례), 피아골(구례) 등 고산지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진다고 공원사무소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최근 수년간 이어지는 고온과 가뭄 등 이상기후로 조릿대가 말라 죽고 있다”며 “관련 기관에서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릿대는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 서식지가 되고 먹이도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림전문 연구기관은 다른 의견을 냈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유병오 박사는 “조릿대는 30∼4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며 이때 영양분이 거의 없어지면서 줄기와 잎이 말라 떨어지는 황변화현상을 보이는 것”이라며 “조릿대 황변화는 조릿대 군락이 쇠락하는 과정의 하나로 보고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조릿대 뿌리는 살아 있으며 여기서 다시 줄기가 자라고 잎이 돋아난다. 조릿대 황변화는 자연순화적 현상이다”고 덧붙였다.

 유 박사는 오히려 “조릿대 뿌리가 넓은 면적에 분포하면서 다른 수종의 서식을 막는 등 산림생태계 순환을 방해하는 등 문제가 된다”며 “최근 지리산뿐 아니라 인근 덕유산, 제주 한라산 등 일부 고산지대의 조릿대 분포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를 제거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릿대는 전국 숲속 어느 곳이나 자라는 난쟁이 대나무로 남쪽 제주도에서부터 북한의 고산지대까지 분포한다. 또 해발 1천500m 고산지대 큰 나무 아래에서 군락을 이루고 자란다.

 조릿대는 일생에 한 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말라 떨어지고 이듬해 다시 싹이 나온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조릿대 황변화 현상의 원인과 조릿대 분포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은 “조릿대 황변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뿌리에서 다시 줄기가 나 자연현상으로 보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현상이 이상기후, 한반도 온난화 등과 관련이 있는지도 관련 기관과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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