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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성호 “팀 원하는 맞춤형 투수 되고 싶죠”
NC 노성호 “팀 원하는 맞춤형 투수 되고 싶죠”
  • 연합뉴스
  • 승인 2018.01.1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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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구장서 몸만들기 오후엔 보강 운동 집중 “군대서 철 들었어요 이호준 선배 꾸짖음 이해”
▲ NC 다이노스 투수 노성호가 창원 마산구장 더그아웃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군대에서 철 들었어요.” NC 다이노스 좌완 투수 노성호(29)는 요즘 운동 삼매경에 빠졌다. 아침 일찍 창원 마산구장에 와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에도 따로 공간을 찾아 보강 운동을 한다.

 건강한 몸의 소중함을 군에서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노성호는 2014시즌 후 상무에 입대했다.

 ‘운전도 못 할 정도로’ 어깨가 아픈 상태에서 입대했는데, 감독님의 배려로 1년간은 몸 관리에 매진해 어깨를 다 치료할 수 있었다.

 상무에서 본격적으로 공을 던진 이후로는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가 자신감이 붙을 정도로 부쩍 좋아졌다.

 그런데 이런저런 잔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병장 때 손을 다쳤고, 열사병으로 쓰러진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0점대 평균자책점, 볼넷 10개 미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제대했다. 노성호의 2017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21경기 2승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77이다. 20⅓이닝 동안 삼진은 33개, 볼넷은 10개 기록했다.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노성호는 “몸만 건강하다면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대로 다 던질 수 있었는데…”라며 이번 비시즌에 ‘몸만들기’에 매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군대에서 정신 상태도 많이 가다듬었다.

 그는 “천년만년 20대일 줄 알았는데 군대 다녀오니 서른이 됐다”며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뭐라도 해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올해는 안 놀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었다.

 지금은 은퇴한 팀의 대선배 이호준(42)이 왜 자신을 그렇게 꾸짖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는 요즘이다.

 노성호는 지난 2012년 우선지명으로 NC에 입단한 ‘창단멤버’다.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호준도 “류현진보다 더 어려운 공을 던진다”며 노성호를 ‘대성할 투수’로 진작 점찍었다.

 이호준은 지난해 은퇴 전 마지막 공식 인터뷰에서도 “노성호가 아직 터지지 않았지만, 끝까지 기대한다”고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다.

 노성호는 “호준 선배님은 제가 정신 차리기 전에 항상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을 해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며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군 복귀 후 이호준의 은퇴 경기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해 이루지 못했다며 지금도 아쉬워했다.

 노성호는 “호준 선배님은 5∼6년째 저에 대한 기대를 표현해주셨다. 그런데 저는 정신 못 차리고 나다녔다. 몸이 아프고 공 잡는 게 무서워져서 밖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 그것 때문에 호준 선배께 많이 혼났었다”고 돌아봤다.

 한창 혼날 때는 선배를 향한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노성호는 “지금 돌이켜보니 호준 선배의 말이 다 맞다. 왜 그 말씀을 하셨는지도 알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집중해서 아픈 것을 보강했어야 했다”며 “군대 다녀와서 사람이 왜 철이 드는지도 알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이호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갚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노성호는 “올해 목표는 안 아프게 오래오래 1군에서 버티는 것이다. 패전처리라도 좋으니 1군에 남아야 한다. 그래야 팬들에게 죄송한 빚도 갚고, 구단이 저를 도와준 빚도 갚을 수 있다. 오래오래 버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성호의 오랜 꿈은 좌완 선발투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꿈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는 것이 먼저다.

 그는 “팀이 원하는 대로 맞출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선발, 중간, 마무리 등 팀이 필요하다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던지고 싶다. 확실히 나의 자리를 잡는 것도 좋지만,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군대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언제든지 시속 150㎞의 공은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피드로만 타자를 잡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공의 회전과 제구, 변화구가 더 중요하다. 굳이 스피드를 내면서 타자를 제압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호준에게 한 마디도 남겼다.

 “호준 선배님. 항상 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괴롭히시는 것이 한때는 싫기도 했는데, 막상 선배님이 안 계시니 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이 팀에 코치님으로 오신다면 좋은 말씀으로 많이 혼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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