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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선생 귀향 소모적 논쟁 없어야
윤이상 선생 귀향 소모적 논쟁 없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8.01.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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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먼 독일 땅에 잠든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1917∼1995)의 유해가 고향 통영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통영시는 최근 윤 선생의 묘소 이장과 관련한 공문을 독일 베를린시로 보냈는데 이에 대한 베를린시 반응을 외교부가 전문 형태로 전달받았다.

 전문에는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이 묘소 이장을 바라는 유족의 뜻을 잘 알겠으며, 베를린시 산하 슈판다우 구청에 이장과 관련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통영시는 베를린시장이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점에서 조만간 묘소 이장이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이상은 지난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2년간 옥고를 치른 뒤 독일로 추방됐다.

 지난 2006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 조사를 통해 동백림 사건은 독재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 결론 났지만 거듭된 이념논란 속에 죽어서도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동행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선생의 묘소를 참배한 게 결정적이었다. 당시 김 여사는 통영에서 공수한 동백나무를 선생 묘소 옆에 심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이상의 이름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윤이상 선생은 세계가 인정하는 음악가이다. 유럽의 평론가들에 의해 ‘20세기의 중요 작곡가 56인’, ‘유럽에 현존하는 5대 작곡가’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난 1995년에는 독일 자아브뤼겐 방송이 선정한 ‘20세기 100년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의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선생의 귀향을 바랐던 통영시와 지역 문화예술계는 반색하고 있다. 선생의 행적과 이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평생 소망했던 그의 귀향 앞에서 소모적 논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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