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1:46 (토)
강박 성격과 자녀 사랑에 대해
강박 성격과 자녀 사랑에 대해
  • 김성곤
  • 승인 2018.02.01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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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곤 교육학 박사

 요즘 독감이 유행이다. A형 독감과 B형 독감이 함께 유행한다고 한다. 나도 유행에 뒤질세라 심한 감기몸살로 고생을 했다. 아이들 키울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프고 나면 재주가 하나 더 늘고 부쩍 성장하는 것을 많이 체험했었다. 나도 이번 감기몸살 후 성장했는지? 한 달에 2번 쓰던 칼럼도 부담스러웠다. 괜히 실천은 없는데 말만 장황하게 하는 사람 같았고 마치 어릴 때 보름밤 아무것도 없는데 하늘을 향해 짓던 우리 집 강아지 메리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허공을 향해 짖는지? 아니면 달을 향해 짖는지? 알 수 없는 우리 집 개 메리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처럼 나의 글도 헛된 울림 같아서 쉽게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런데 어젯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 탓인지? 오늘은 2시쯤 깨어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뒤척이다가 벌떡 일어나 산모처럼 어제 끓여놓은 미역국을 한 사발 먹고 책상에 앉았다.

 최근 읽고 있는 책 가운데 이무석 박사님의 ‘성격 아는 만큼 자유로워 진다를’ 읽고 느낀 점을 나눌까 한다. 이무석 박사님은 ‘30년 만의 휴식’, ‘친밀함’의 저자이고 정신과 의사이며 정신분석학의 대가로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정하는 국내 몇 안 되는 정신분석가(Training & Supervising Analyst)이기도 하다.

 그의 책의 서문을 살펴보면 “성격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유아기를 거쳐 삶을 살아내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성격은 제2의 변화기를 거치게 되는데, 어떤 것은 우리에게 선한 영향력을 줘 건강한 성격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건강하지 못한 성격을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성격에 대한 이무석 박사의 책을 읽노라면 나의 성격에 대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사실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성격을 아는 것도 중요한데 나의 성격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하게 된다. 나의 성격을 알게 되면 남 탓을 덜하게 되고 스스로 행복해진다. 그리고 자존감이 높아지며 여태껏 문제라고 생각했던 나의 성격에 대해 스스로 위로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게 된다.

 우리의 삶에서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중요한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과는 동행하며 그래서 자신을 직면할 줄 아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다. 우리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직면하지 못해 술, 마약 등 외부의 힘에 의존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를 더욱 자신과 멀어지게 하며 파멸로 이끌 뿐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나의 약점이나 단점은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우리나라는 사이버나 전화상담 이용률이 높다고 한다.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는 성향 때문이리라 짐작해 본다. 이렇게 자신을 숨기기만 하다 보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빠져서 괴로워하기도 하는데 독서치료자료 가운데 자가치유도서들도 많은데 자가치유란 스스로 책을 읽고 치유를 경험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하! 이래서 내가 힘들었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체험하고 치료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책을 고를 때 치유서들을 잘 골라 읽어야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지도가 필요하지만 책을 통해서 스스로를 직면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성격 아는 만큼 자유로워진다’는 또한 자가치유서이다.

 책 187페이지를 살펴보면 ‘완벽하지 않으면 나는 못 견뎌’라는 제목으로 ‘강박적 성격’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강박적 성격은 완벽주의자라고 할 수 있고, 주차를 할 때도 강박주의적 성격은 완벽하게 자로 잰듯해야 차에서 내리고, 숫자세기를 좋아해서 버스에 사람이 몇 명이 탔는지 세기도 하고, 물을 마실 때도 현미경으로 세균을 검사하려 하고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있어야 하며 시간도 칼같이 지켜야하고 굉장히 청결하며, 강박적인 성격의 아이가 세수하러 가면 씻고 또 씻느라 지각하게 되며, 강박적인 성격은 청결, 시간 엄수, 정리정돈이 특징이며 타협을 못 하며 융통성이 없고 지나치게 감정이나 즐거움을 억제하는 사람이며 유머 감각이 없고 항상 법과 규칙에 얽매이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강박적 성격은 일중독자가 많고 ‘사람은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좇기고 있기 때문에 삶의 기쁨을 누리는 것을 사치나 낭비라고 생각하기에 쉽게 휴식을 즐기지도 못한다고 한다.

 책에는 글렌 게버드 박사의 일 중독자의 기준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잠시 일을 쉬고 휴가를 떠나지 못한다’, ‘특별한 잘못도 없는데 즐기는 일을 하고 나면 죄책감을 느낀다’,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일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등 항상 자기가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리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휴식이 없으면 일의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자! 이제 내가 주차를 자로 잰 듯 못해도 자신을 책망하지 말고, 정리정돈 못 하는 나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나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우리아이들을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방 정리 제대로 하지 않는 우리 아이! 놀기 좋아하는 우리 아이를 바라볼 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구나! 하고 생각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우리 아이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개선되고 작은 일에도 행복하지 않을까? 오늘도 너무 자로 잰 듯 계획적으로 살지 말고 나의 작은 실수도 용서하고 평안하게 오늘을 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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