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8 13:17
최종편집 2018.8.17 금 01:31
경남매일
뉴스 기획ㆍ특집 사람&사람 오피니언 교육소식 투데이+ 커뮤니티
인기검색어 : 김해시, 경남과기대
자세히
> 오피니언 > 박재근 칼럼
     
경남 공직사회 ‘#With You’ 바람 불어라
2018년 02월 04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한때 회식 후에는 A국장이, B과장이 ‘어쩌고저쩌고’가 다반사였다. 모두가 지난 일이라지만 눈도 없는 손이 허벅지를 또는 어깨, 허리를 넘나들려 했는가 하면 언행마저 거칠기 짝이 없었다. 이 때문에 직장여성들의 가슴팍을 할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특정한 직장 간부 몇몇의 나쁜 짓거리 때문이었겠지만, 좌우지간 경남 관가에서 회식이 끝난 후 이러쿵저러쿵 여담이 오갔다. 지금 같으면 황천길을 몇 번 갈 일도 은근슬쩍 넘어가곤 했던 게 ‘회식여담’으로 회자되곤 했다. 회식문화가 2차, 3차로 이어지고 질퍽한 술타령도 흔하지 않지만, 간혹 더럽고 지저분한 손버릇에다 언어폭력까지 더해진 회식여담에도, ‘그놈의 술 때문에’를 핑계로 은근슬쩍 넘어가곤 했다.


 근래 들어서도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어디서부터 솟아난 근성인지 성희롱으로 문제가 됐지만 문제 제기를 해도 직장의 조직문화가 이를 가로막아 흐지부지된 적이 많다. 이 과정에서도 가해자들의 연대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짙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통영지청 모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사회이슈로 급부상, 직장 내 성추행을 뿌리 뽑기 위한 ‘ME TOO’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정치권, 재계, 학계, 문화계를 가리지 않고 그동안의 성추행, 성희롱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이제부터는 확 바꿔야 한다. 일반사회와는 달리, 서열 의식이 강한 공적 권력과 사적 권력이 혼재돼 행사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문화가 성희롱 피해자로 하여금 즉각적으로 항의하거나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가로막는다. 또 상하 간의 직위를 빌미로 성희롱 문제 제기를 ‘트러블메이커’로 취급하는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경미하다해도 성희롱 고발을 수용하고 가해자에게 ‘옐로 카드’를 주는 조직문화로의 변화는커녕, 별 의식 없이 행해져온 많은 성희롱에도 예방이 구두선에 그친 것도 원인이다.

 이 같은 짓거리는 회식 문제에서 출발한 게 다반사다. 술 따르라는 것은 기본이고 막말, 성추행, 성희롱 등이 공공연하지만 부서원들 간의 화합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또는 상하 간의 위계질서를 저해한다는 등 사소한 일로 치부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또 서열에 우선한 직위우선주의, 열외가 인정되지 않는 군대문화, 개인취향은 가볍게 무시되는 전체주의 등 별난 문화가 전통의 조직문화로 치부됐다.

 이 때문에 직원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회식 사전예고제, 회식참여나 술을 강요하지 말고 ‘성희롱 금지 또는 성추행 금지’ 선언 후, 회식하자는 목소리인 만큼, 회식이란 게 국ㆍ과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놀이문화'란 인식부터 확 뜯어 고쳐야 한다.

 이 같은 회식문화에 사용하는 공적자금은 경남도민들의 혈세다. 이 때문에 혈세 사용의 적정성 여부도 검토돼야 한다. 사기 앙양과 단합이란 명목과는 달리 술판에 치우친 회식 후 이어지는 잡다함은 무용론이 대세다. 특히 혈세를 들인 회식이 경남도민에게 보다 나은 어떠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의 여부를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거물 영화감독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보도,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 이후 많은 여성들이 SNS에 “나 또한 (비슷한 일을) 당했다. 내 사연도 소개한다”며 ‘#Me_Too’ 캠페인을 시작했다.

 와인스타인이 영화 캐스팅을 빌미로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한 여배우 레아 세이두는 “가장 역겨운 건 와인스타인이 그러고 다니는 것을 모두 알았지만, 아무도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성폭력을 직접 저질러야만 가해자인 것은 아니다. 성폭력을 외면하거나 방관하거나 알고도 침묵하거나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거나 ‘피해자 책임론’을 들먹이는 자(者), 이들 모두가 가해자다.

 이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아야 한다.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대한 항의가 ‘분위기 깨는 일’이란 인식전환은 필수적이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30여 개 경남 여성단체 소속 회원들은 창원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기를 내 성추행 사건을 외부에 알린 서 검사를 격려하고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따라서 ‘#ME TOO’ 물결을 보듬는 ‘#With You’ 응원이 이어지는 등 침묵을 깨고 목격한 사실을 증언할 때 세상은 달라진다. 혹여 지난 일이라 해도 도청 및 도내 관가에서 회식 때 나쁜 행동으로 논란이 됐다면, 성찰하시기를….


박재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경남매일(http://www.gnmaei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광고단가표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소 : 김해시 외동 금관대로 1125 6층|우편번호 : 50959|대표전화 : 055)323-1000|팩스번호 : 055)323-3651
Copyright 2009 경남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nmaeil.com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박춘국
본 사이트에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소유하며, 발행인의 사전 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