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7:48 (토)
별과 밤 그리고 나
별과 밤 그리고 나
  • 허남철
  • 승인 2018.02.05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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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남철

나는 별이다,

밤에만 피어나는 야화보다 더 빛나는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나는 별이다.

난 밤이 좋다,

밤에는 어둠이 몰려와 놀아준다.

낮에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낮잠을 잔다.

석양이 물들면 어둠이 찾아와 나를 깨운다.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처럼 난 어둠을 먹어야 빛이 난다.

그러나

첨단에 밀려 점점 더 고독해진다.

밤이 깊어 갈수록 LED 가로등 사이로

세상은 더욱 밝아지고,

나는 사람들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그래도 나는 별이다.

더욱 빛나도록 한없이 어두운 밤을 기다리는

나는 별이다.

밤이 사라진 세상,

어둠마저도 자본에게 빼앗겨

더 이상 반딧불을 볼 수가 없는 세상.

‘세상의 빛이 되어라’라고 가르치지 않고

빛을 가리킨 교육의 산물인가, 그래서

불 밝히는 촛불이 되어버린 것일까,

우리는 빛에 가려 아름다운 별을 잃었다.

어둠을 기다리자, 한없이 별이 빛날 수 있도록

차라리 불을 꺼버리자.

이제

나는 어두워지려 한다,

세상이 빛나도록….

시인 약력

ㆍ복지문학장르창시자

ㆍ김해대 겸임교수

ㆍ김해문인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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