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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마음의 병
  • 경남매일
  • 승인 2018.02.0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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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옥 수필가

 격변하고 다변화하는 현대인의 삶은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밥을 먹고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 순간부터 경쟁의 세계로 던져진다. 특히 학교나 직장은 그 강도가 더 심하고 분명해진다. 시도 때도 없는 긴장과 흥분을 유발하는 요소가 산재해 있어서 그런 것들을 헤치며 사노라면 당연히 스트레스는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상하관계나 갑을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다 보니 참아야 할 것은 자연히 많아지고 알게 모르게 마음에 울화는 가득 찰 것이다. 흔히들 참으면 병이 된다고 하지만 살다 보면 참지 않으면 도리어 일이 꼬이고 부작용이 생기는 일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예부터 유교적 교육에 길들여진 우리 윗세대들은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또한 여자에게는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을 강조하며 참고 사는 것은 미덕이라고 부르짖었다.

 화병은 마음속의 분노, 울분을 억지로 억제해서 생기는 통증ㆍ피로ㆍ불면증 등 다양한 병증을 통칭하는 말이다. 치미는 울화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생기는 병으로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의욕상실, 무기력감, 분노다. 특히나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한스러운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몸과 마음의 여러 가지 고통을 우리나라 민간에서 화병이라고 칭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듯하며, 뛰쳐나가고 싶고, 뜨거운 뭉치가 뱃속에서 용솟음치는 것 같아 심하면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한다고 한다. 미국 정신과 협회에서는 지난 1996년 화병을 문화 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등록했는데, 이 질환을 로마자로 ‘Hwabyung’이라고 부른다.

 화를 제대로 잘 내는 것도 능력이라고 한다. 제때 적절하게 화를 잘 내는 것이 정신건강은 물론, 상대방과의 소통에도 오히려 득이 되고 용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불안과 불만을 마음에 두고 있다 보면 관계에도 경직이 오고 어색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포커페이스 조절에 능한 사람은 마음 따로, 모습 따로 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의 상태가 표정이나 행동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억누르려니 마음 안에 울화가 쌓이는 것이다. 복잡할수록 릴렉스한 마인드는 필수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이라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 또한 스트레스다.

 갈수록 20~30대 화병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5년 새 53%나 증가했다고 한다. 감정이나 행동에 거침없고 풍요로워야 할 좋은 나이에 어쩌다 이런 결과가 생겼을까. 아마 타이트한 교육여건, 가정적, 사회적 환경 탓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글로벌한 세상이고 많지 않은 자녀다 보니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자연히 많을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압박과 부담은 커져만 갔을 것이다. 특히나 내성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세라고 하니, 이 각박하고 복잡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녹록치 않다. 그래서일까. 유독 우리 주변에 극단적인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희로애락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고 발산해야 마음의 건강이 유지될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개선책으로 운동이나 명상을 권한다. 또한 감정일기나 낙서도 좋은 효과를 준다고 한다. 실제로 내 지인은 업무상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적으로 낙서를 하며 분노나 화를 표출한다고 한다. 의외로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화가 날 때는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미리 정리한 후 자신만의 적당한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지극히 이론적이고 실제로는 쉽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건강하게 살기란 단지 신체적인 병이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정신적인 병이 신체적 병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건강수칙의 기본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좋은 방법은 수용할 필요가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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