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7:30 (토)
“재활은 새로운 희망ㆍ미래 꿈꾸는 날개 달아주죠”
“재활은 새로운 희망ㆍ미래 꿈꾸는 날개 달아주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8.02.18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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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병원 기쁜인연 희연
▲ 김양수 병원장.

96년 노인의원 시작ㆍ500병상 규모

16명 의료진ㆍ130여명 치료사

완전한 보행재활 3단계 로봇 도입

김양수 병원장 "신체 구속을 푸는 일은 존엄성을 회복하는 행위"

 세계적 인권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헬렌 켈러에게 설리번이라는 스승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단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는 시선에서 탈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설리번은 헬렌 켈러에게 있어서는 ‘재활’이다. ‘신체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정신이 퇴화해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라는 편견이 지금도 사회 곳곳에 남겨져 있는 가운데 ‘기쁜인연 희연’은 그 어떤 곳보다 재활의 의미와 중요성을 숙지하고 있는 곳이 있는 곳 중 하나다.

 재활치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희연 내부는 병원이라는 딱딱하고 어려운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병원이 주는 익숙한 소독약 냄새도, 의사가 주는 위화감도 전혀 이곳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노인들은 이곳의 의사와 간호사를 모두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처럼 살갑고 편안하게 대하고 있었다.

▲ 기쁜인연 희연의 뇌졸중재활센터와 로봇재활치료실의 모습.

 창원시 반지동에 위치한 기쁜인연 희연은 이름부터가 다르다. 지역 내 많은 사람들이 흔히 희연병원으로 부르는 이곳은 로봇을 이용한 재활치료를 잘 하는 곳으로 창원은 물론 도내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 1996년 노인의원으로 시작한 희연은 현재 김양수 병원장이 맡고 있다. 마흔도 채 되지 않은 젊은 병원장의 패기와 기발한 아이디어, 병원을 잘 이끌고 싶다는 소원이 구석구석 희연을 채우고 있는 덕분인지, 희연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마치 미국에 있는 재활병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제법 입원 기간이 깁니다. 저를 비롯한 이곳 의료진들은 좋은 인연으로 만나 재활치료를 열심히 해 댁으로 빨리 귀가 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요. 그래서 병원은 따뜻한 느낌을 환자들에게 줄 필요가 있습니다. 재활기구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식사, 프로그램, 시스템까지 병원은 이제 단순히 병을 고치는 곳을 넘어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수 기쁜인연 희연 병원장이 하체 손상을 입은 환자의 재활치료를 돕고 있다.

 마흔도 채 되지 않은 김 원장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젊은 생각과 패기를 엿볼 수 있었다. 단순히 병든 신체를 재활하는 의미가 아닌, 새로운 삶과 활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100세 시대를 선도하고자 하는 포부를 담고 있는 희연은 500병상 규모에 총 16명의 의료진, 130여 명의 재활치료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곳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재활의료기관으로 선정돼 로봇을 활용한 재활치료를 잘 하는 곳으로 지역 내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희연장기요양센터ㆍ희연호스피스 클리닉ㆍ차일드케어센터ㆍ희연병원 부속 간호학원 등 환자와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자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김 원장은 재활의학과 출신이다. 여타의 재활치료 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정형외과에서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근골격계 치료를 위주로 하고 있지만 희연은 뇌졸중, 척추손상, 외상성 뇌 손상,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주로 신경계 재활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운동신경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근력저하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 5명이 희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완치되기가 힘들고 환자를 다루기 까다롭다는 이유를 들어 많은 병원에서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잘 돌보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저희는 재활을 시키지 않습니다. 재활을 받기 위해 환자들이 찾아오는 것이죠. 다른 병원에서 뇌졸중이나 척추손상 등 치료를 받은 후 재활을 받기 위해 희연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재활을 집중적으로 하기 때문에 재활에 필요한 의료기구나 기계, 프로그램 등을 다른 병원에 비해 잘 갖춰놓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희연은 현재 침상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든 환자를 재활시키는 1단계 로봇과 보행을 서서히 할 수 있는 2단계 로봇을 갖추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보행을 완전히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3단계 재활 로봇이 스위스 호크마사로부터 도입이 될 것임을 언급했다. 이 로봇들은 현재 희연에서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들이다. 또한 희연은 하체뿐만 아닌 상체 재활을 돕는 가상현실 상지재활 치료실과 언어 재활 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뇌졸중 등 뇌를 손상시키는 질환을 입게 되면 현저하게 떨어지는 언어 재활을 돕는 것이다. 이어 스스로 식사를 해보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자가운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크게 도와준다.

 최신 재활 로봇 등을 활용한 것만을 두고 재활치료를 잘 하는 곳으로 명성이 높은 것만이 아니다. 희연은 신체구속과 욕창을 없애는 프로그램, 방문간호와 요양, 퇴원환자 주택유지보수 시스템을 통해 재활의 중요성을 환자들 스스로가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퇴원환자 주택유지보수 시스템은 다른 재활병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 중 하나인데, 김 원장은 환자의 퇴원 후 어려운 일상생활이 재활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전국 최초로 이것을 시도해 환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졸중이나 척추손상 등을 한 번 입게 되면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활은 꾸준함이 필요하죠. 아무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을 했다 하더라도 재활을 도무지 할 수 없는 환경 속에 놓여 버리면 여태 받았던 치료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사례들이 많죠. 그래서 우리 희연에서는 무료로 집안에 슬로프나 안전바를 설치하거나 화장실 이동 보조도구, 싱크대나 계단 등 높은 것을 개보수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는 한번 잘 받은 재활치료로 다시 병원을 재방문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희연의 노력에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재활운동을 할 수 없어 병원에 다시 입원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김 원장은 여럿 봐왔다고 말했다. 또한 신체구속 시스템을 없앤 것 역시 오직 병원에서 추구하고 있는 재활이라는 목표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남다른 사연을 하나 공개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이전 신체구속을 당한 것을 이야기해줬다. 그는 환자가 살아온 과정 가운데 신체가 구속된 상태로 생을 마치는 것은 굉장한 슬픔이며, 그 사람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병의 유무를 떠나 모든 인간은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마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물론 돌발적인 인명사고 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이 늘 세심함을 바탕으로 돌발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그는 언급했다.

 “재활 기간이 길면 환자와 보호자들이 가장 먼저 병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환자는 본인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장소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것을 원하고 있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픈 몸을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이지요. 재활은 ‘의지’입니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 ‘새로운 희망을 갖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 갖고 희연을 방문해주세요. 더 큰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희연의 가족들이 도와드리겠습니다.”

 ‘기쁜인연 희연’ 연혁

 1996년 노인의원 개원

 2001년 희연의료재단, 현사옥 이전

 2006년 고쿠라리하빌리테이션병원 자 매결연

 2009년 뇌졸중전용병동 개설

 2011년 욕창전용병동 개설

 2012년 재활전용병동 개설

 2013년 국제노인의료심포지엄 개최

 2014년 인지재활병동 개설

 2016년 집중재활병동 개설

 2017년 언어재활 도입, 재활로봇치료실  개설, 상지가상현실치료실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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