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3:22 (토)
김해 극단서도 미성년자 성 추문
김해 극단서도 미성년자 성 추문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8.02.19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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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대 게시판 글 올라와

11년 전 16세 당시 사건 폭로

“다시 돌아간다면 신고할 것”

용기ㆍ응원 댓글 잇달아 올라

 성범죄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한국 사회 전반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김해 모 극단에서도 성 추문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66)의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극계 내 폭로가 또 터져 나온 것이라 충격을 더한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서울예술대학교 익명 게시판에 me too 해시태그를 단 글 하나가 올라왔다.

 예대 재학 중인 학생임을 밝힌 A씨(27)는 “제가 용기 내는 이유는 저 같은 사람에게 손을 내밀기 위함”이라며 글에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례를 상세히 적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16살 당시 김해 모 극단에 있었다. 연출가이자 극단 대표였던 B씨는 그곳에서 ‘연극의 왕’으로 불렸고 대학로에서 내로라한 배우였다.

 성추행의 시작은 ‘안마’로 이윤택 연출가와 같은 방식이었다. A씨는 B씨가 안마를 시키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게 했다고 주장했다. 보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도 그러한 일은 이어졌다고 A씨는 털어놨다.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B씨가 가하던 성추행은 성폭력으로 이어졌다.

 글에서 A씨는 B씨와는 20살 차이가 넘게 나고 그는 결혼해서 아이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반복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혼란스럽고 겁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16살에 저의 어떤 판단력이 망가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며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남편을 통해 알았고,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을 서 검사님의 폭로를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자신이 연극계에서 몸담으며 겪은 사건은 거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반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글에서 A씨는 “다른 고발 글들을 보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신고할 것이다. 예쁘게 포장하지 않아도 괜찮아. 니 잘못이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용기 내 글 올려줘서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평생 상처에 갇혀 살아갈 수 있는 다른 피해자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와 같은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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