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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페북 “대표 물러가도 해결 안 돼”
피해자 페북 “대표 물러가도 해결 안 돼”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8.02.20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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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작이 대표 사건 확산

협회 “대표 영구 제명”

구조적 문제 개선해야

 속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로 불거진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와 관련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며 근본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20일 자 4면 보도>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는 성명서를 내며 “긴급 이사회를 통해 징계 조치를 제안, 절차를 거쳐 번작이 대표를 영구 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용기를 내어 고백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 함께 책임을 통감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지겠다.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배우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건강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정신적, 신체적으로 유린한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추가 피해자 여부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시행해 2차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며 “다시 한번 도민 여러분과 연극 동료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모 씨(27)는 다음 날 새벽 본인의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올렸다.

 그는 “대표가 물러나고 제명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아무런 변화 없는 자리 바꾸기는 그저 왕위 계승일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방과후학교로 연극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등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언급했다.

 미성년자, 청소년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학생들의 입장에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예술 활동을 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량한 지역 극단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유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 사무처장(극단 이루마 대표)은 “같은 연극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진위가 곧 가려지겠지만 비슷하게 당한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하니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사무처장은 “성폭력이라는 부조리를 근본부터 뿌리 뽑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그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겠다”며 “맑은 영혼을 가진 진짜 연극인들도 김해연극을 전국에 알리고 빛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는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번작이 대표와 전화통화 등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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