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이 반음을 둥둥 그리는 것 같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적막 주위로 모여드는 별빛들
음계를 누르는 표정이 눈부셔
반음을 짚을 땐 손톱 끝을 세우는 이유를 알겠다
도드라진 건반을 밤안개가 슬쩍 닦고 지나가니
더욱 미묘해지는 소리에 궁륭이 아뜩하기만 하다
반달이 떠 있는 오늘 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
먼 기억을 홈질하듯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글귀들
완전함에 이르는 보법이 필요하다고
마음 열어 내 감정을 쏟아붓는 것도
여남은 날 아려 왔던,
이제는 온음을 향한 갈망임을 완곡어로 써 본다
고백이 이지러진 눈물처럼 차오를 때
구름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당신
손이 맞닿은 그곳에서
차츰, 내 앙가슴이 부풀고 있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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