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25 (금)
반달이 쓰는 편지
반달이 쓰는 편지
  • 은종
  • 승인 2018.02.22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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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종

반달이 반음을 둥둥 그리는 것 같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적막 주위로 모여드는 별빛들

음계를 누르는 표정이 눈부셔

반음을 짚을 땐 손톱 끝을 세우는 이유를 알겠다

도드라진 건반을 밤안개가 슬쩍 닦고 지나가니

더욱 미묘해지는 소리에 궁륭이 아뜩하기만 하다

반달이 떠 있는 오늘 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

먼 기억을 홈질하듯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글귀들

완전함에 이르는 보법이 필요하다고

마음 열어 내 감정을 쏟아붓는 것도

여남은 날 아려 왔던,

이제는 온음을 향한 갈망임을 완곡어로 써 본다

고백이 이지러진 눈물처럼 차오를 때

구름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당신

손이 맞닿은 그곳에서

차츰, 내 앙가슴이 부풀고 있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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