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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 불출마 결심 도정발전 에너지 되길
한 대행, 불출마 결심 도정발전 에너지 되길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8.03.01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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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지방선거 출마를 접었다. 지난해 8월 17일 행정부지사가 취임한 이후, 선거판 도정운영 의혹 등 지방선거 출마 여부로 논란도 자초했다.

 이 때문에 도민들께 다소 혼란을 드린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면, 소통이란 명분하에 이뤄진 각종 도정운영의 동기가 순수성에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비치면서 오해를 샀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듯 열정의 지나침이 낳은 감정적 일 처리, 고무줄 잣대 등도 없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선거출마를 염두에 둔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불출마는 상식적인 판단이었지만 신선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상식을 벗어난 결정들이 횡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인들의 경우, 능력이나 여건보다는 자신의 욕망에 우선했다. 민선 이후 경남도지사 4명 중 3명이 큰 꿈을 꾸고 중도사퇴를 했다. 부침에 따른 행적에 두고 불가피한 선택 또는 일신상 문제라 해도 결과는 시원찮았다. 이 때문에 잦은 권한대행에다 권한대행의 사퇴로 또 다른 권한대행을 만든 사례 등 도정운영의 분란만 낳았다.

 취임 후 보여준 중견조선소 회생 노력, 항공 MRO 유치, 국정과제 추진계획 마련 등의 실행력은 돋보였다. 또 도와 시군과의 관계에서도 도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의회와의 관계도 무상급식과 마산야구장 지원 등 기대 이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지사 부재상 황에서 우려했던 공직기강 해이나 복지부동도 없었다.

 그러나 한 대행이 6월 지방선거 출마설에 휩싸이면서 이 모든 노력과 성과가 선거용 치적 쌓기로 의심받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물론 고시를 패스한 고위공무원이라면, 자기 정치를 하고픈 욕심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일면 이해는 된다. 또 정치가 좌우하는 행정의 틀을 까부수고 싶은 충동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경남도의 지난 사례가 도정의 파탄은 아닐지라도 표류한 것을 감안, “또 정치 지사냐(권한대행)”란 비아냥거림도 잦았다. 이제 한 대행이 불출마를 택한 이상, 모든 것은 매듭지어졌다.

 불출마를 선언한 날, 지금 경남은 조선, 기계, 자동차, 철강 등 그동안 경남 경제를 지탱해 왔던 기간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남부내륙철도 등 오래된 숙원사업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도민과 함께 역동적 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 대행은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난 결단만큼, 정신 바짝 차려 도정에 임해주기 바란다. 경남은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리더십이 허약, 현안이 뒤로 밀리기 일쑤이고 도지사도 없다. 지방선거 분위기에 휩싸여 어영부영하다 보면 별 볼일 없이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간다. 경제발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직언 경청과 도청 내부와의 소통을 통해 활기차고 신명 나게 일하는 조직운영을 기대한다.

 한 대행은 ‘진정성’을 자주 강조했다. 말 만큼이나 진정성을 가지고 도지사 선출 때까지 도정을 잘 관리해 주길 바란다. 현안과 과제를 하나하나 고민하며 해법을 마련하고 성실하게 풀어 줄 것도 기대한다. “사람의 마음은 오직 위태롭고 도의 마음은 오직 미묘하니 오직 정성스럽고 오직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심을 잡을 수 있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는 서경 16자 심법마냥 도민에 대해, 도정에 대해 정성스럽고 한결같은 마음을 기대한다. 모든 것을 버렸을 때 새로운 것이 오듯, 오는 6월까지 도정을 잘 관리한다면,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맡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게 정치의 속성이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외침이 들리는 듯 ‘배신’이 속출하는 게 정치판이다. 또 고위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세간의 조롱거리가 된 적이 적지 않았다. 한 권한대행의 불출마 결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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