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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2018년 03월 01일 (목)
원종하 7618700@kndaily.com
   
▲ 원종하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금연교육연구소 소장 객원 논설위원

 며칠 전 친한 친구에게서 “요즘은 별로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는 내용으로 문자가 왔다. 설 명절을 보내면서 부인과 제사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다퉜는데 큰딸마저 아빠 편이 아니고 엄마 편을 드는 것을 보고 조금은 마음이 상해 며칠째 부부간에 냉전 상태라는 것이었다. 다른 부부간의 문제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부부간에 갈등은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로 답을 보냈다.

 50대 중반에 접어들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공허해지는 중년의 위기가 찾아오는 듯하다. 어떨 때는 기분이 좋다가도 또 순간적으로 우울해 지기도 하는 중년의 허허로운 마음. 가족을 위해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배우자는 나를 이해하기보다는 작은 실수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그것도 아이들까지 가세해서 공격하면 순간적으로 “나는 누구인가, 삶 속에서 내 편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로 함축해 표현하곤 한다. 이 말은 ‘대학’에 나온 말로서 자기 자신을 닦고 집안을 순탄하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온 세상을 평안하게 한다는 유교적인 개념이다. 공간적인 범위를 나 자신으로부터 해 사회적인 큰 범주로 확대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작아 보이는 개인이 삶의 전체이기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작은 일에도 싸우고, 신경을 쓰고 갈등이 발생하고 하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를 위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나의 삶이 없는 데 공동체의 유익함이란 더더욱 남의 이야기인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에 맞는 세상사의 공통적인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15세는 ‘지학(志學)’,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는 ‘이립(而立)’,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되는 나이이며, 40세는 ‘불혹(不惑)’으로 어디에도 혹하지 않은 나이이며, 50세는 ‘지천명(知天命)’으로 하늘의 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나이이며, 60세 ‘이순(耳順)’으로, 무엇을 들어도 화를 내지 않고 순리를 받아들이듯 듣는 나이이며, 70세를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라 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서 해도 그것이 세상의 법도를 넘지 않았다고 했다.

 나이에 맞는 삶, 시기마다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스스로 정립하며 살아가야 한다. 인생에서 철학이 없는 삶은 개인의 욕망으로 가득 찬 시간들이거나 남을 이기고 올라서겠다는 성과 중심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야누스적인 형태의 삶으로 나타나기 쉽다.

 오늘날 중년은 자기 자신에게 하늘이 내려준 사명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는 50대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본인만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가질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인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 “육체적으로는 아직도 젊고, 정신적으로도 어떤 것이라도 다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50세는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이때 좋은 인격과 소통능력을 가지지 못하면 나이가 들어도 노욕과 고집 그리고 좋아함과 미워함이 극에 다다라 존경받지 못한 어른으로 살아가게 될 수 있다. 올바른 정신으로 몸을 욕되게 하지 않고 사리에 맞는 노년을 준비하는 시기가 바로 중년의 나이이다. 20대에 가졌던 철학은 유효기간이 50세까지이고, 50세가 되면 다시 100세를 위한 수신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제 눈의 들보를 보는 것이다. 나의 모든 삶은 나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 시작할 때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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