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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대한 성폭력 전수조사 시급
사회 전반에 대한 성폭력 전수조사 시급
  • 경남매일
  • 승인 2018.03.0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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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현 검사의 미투선언으로 불이 붙은 각계 권력층의 추잡한 성추문 공개 파문이 일국의 대통령 후보에게까지 미쳤다.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빠졌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현직 도지사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안희정 씨의 비서 성폭력은 우리나라에 더 이상 성폭력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여성들 누구도 추잡한 성폭력의 희생자에서 비껴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이번 미투열풍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바로 권력을 가진 자들이 저질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일부 비뚤어진 남성들의 이탈적 행위라고 치부해왔던 성폭력이 지식층은 물론 선출직 공직자, 지성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의 교수, 문화예술계의 거목, 종교계에서도 상습적으로 자행됐다는 것은 성폭력이 특정 계층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사회 전체의 구조적 병리 현상임을 보여준다. 희생자의 고백에만 맡기기에는 사안이 너무나 중대하다는 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대한 성폭력 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문한다. 집단과 계층 등 성역을 가리지 않고 직접 찾아가 성폭력실태를 조사하고 피해를 받은 여성들의 진술을 받을 것을 요청한다. 기간의 정함이 없이 전수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동안의 누적된 폐해를 깨끗이 정리할 수 있다. 가해 정도가 경미한 경우는 익명으로 하되 정도가 심한 경우는 엄중 처벌하고 다시는 힘으로 성을 갈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조직사회 내 남성과 여성 사이에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드러나는 것만 대충 정리하려 해서는 재발을 막을 수 없다.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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