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일이었을까
바람의 모의를 듣게 된 꽃나무들
며칠은 바짝 긴장할 일이다
살아 있는 봄의 카운슬러, 햇살이 중재하러 내려온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일이다
애써 뿌리내리듯 독심술이라도 펴야 살아남을 테지
상대를 알더라도 자신을 알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법
온유하지 못한 대상을 다룰 땐 참는 것도
어릴 때부터 배웠음이라
때가 되면 서로를 품듯 훈훈한 날
속히 오리니
누군가에게 눈부신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제 살을 에는 고통쯤 견디지 못하랴
평생 꿀 한 모금 입에 대지 못한 바람이
쌀쌀한 입김으로 소름 돋게 할 지라도
언젠가는 마음 풀려 돌아오겠지
차가운 시샘을 극복한 반전 시리즈가
다발째 꽃나무에 걸려 있다
애타게 기다린 독자를 윙윙거리는데
온통, 꽃 천지 울긋불긋
대박이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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