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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지방의회, 민주주의 계륵 돼선 안 된다
2018년 03월 11일 (일)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탁류 속에서의 한 줄기 샘물로 자처, 누군가를 할퀴고 때려누이고 나면 속이 후련했다. 사실은 그런 우리들 자신도 누구를 욕하고 찧고 까불고 할 건덕지가 없었다.”

 최일남의 단편소설 ‘철호 선배’의 앞뒤 단락을 자를 경우, 무소불위인 듯 찧고 나대는 지방의회의 행동거지를 단적으로 표현한 듯 빼닮았다.


 지난 1991년 제1기 지방의회가 구성된 이후 무보수명예직임에도 의원 배지를 가슴팍에 달기 위해 한 가랑이에 두 다리 집어넣듯 바삐 움직였다. 그런데도 국회는 2006년 의정 활동 지원을 빌미로 고연봉의 유급제로 전환해 줬다.

 하지만 밥값을 제대로 하는 지방의원들은 몇 되지 않는다. 이때 도입된 정당공천제는 헌금논란 등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 시종이나 다를 바 없지만, 한편으로는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핑계 삼는 관광 외유, 이권 및 인사개입, 공무원을 아시동생 취급하듯, 비아냥거림도 잦다. 또 업무추진비는 쌈짓돈인 듯, 사용내역은 안개 속이고 엇비슷한 영수증으로 땜질을 해도 감사 사각지대여서 ‘눈먼 돈’이다.

 이 모든 짓거리는 본연의 임무보다 예산의결권과 행정 사무 감사 권한을 앞세운 탓이다. 문제는 선거 때의 ‘표’를 의식한 예산편성도 잦다. 혈세 집행이 집행부와 의결기관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은 곤란하다. 몇 의원은 이를 자랑한다지만, 부당한 예산편성에 압력을 가했다면 범법행위나 다를 바 없다. 또 폭언도 잦다. 민원 등에 비협조적이면 5분 발언과 질의 때 본질을 벗어난 질문으로 면박 주기 일쑤며 명절 때면 출신 지역 위문도 압박한다. 도민을 위한 정책결정, 집행기관의 독주견제, 이해관계 조정보다는 당리당략 눈치 보기가 잦은 만큼, 이권개입도 많았다.

 이 때문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는 일도 잦다. 또 경남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돈 냄새가 진동하고 추문도 잇따라 김해ㆍ창녕ㆍ함양 의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감투’를 둘러싸고 벌인 검은 뒷거래는 너무 노골적이었다.

 이 때문인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정책 심의권을 가진 지방의회 의원들은 공무원에게는 ‘갑’이다. 사업의 정당성이나 필요성과 상관없이 예산을 삭감할 수도, 각종 조례와 정책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지방의원의 이권 개입 사건이 잇따르자 자질 논란과 함께 지방의원의 ‘갑질’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의회가 국민 불신 1위인 국회의정활동 중 버려야 할 부정적 폐해만 모방했다는 지적이지만 처벌만으로는 이권개입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 연임제한과 의정활동을 평가한 후, 공개하는 등 이젠, 제도적 족쇄를 채워 더 곪기 전에 대수술을 해야 한다. 의회예산편성과 집행, 인사에 대한 감사와 법령과 규정 정비도 시급하다. 이 와중에 유급보좌관과 의회 독자적 인사권을 달라고 떼를 쓰고 광역과 기초의 지방의원을 늘린다고 하니, 뻔뻔함을 넘어 후안무치다.

 무용론이 거론되는 것은 지방자치발전 동력은커녕, 막장이나 다름없고 비생산적인 의회 활동 등 곱지 않은 뒤태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 특히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ㆍ사무에 관해 청탁ㆍ알선명목으로 금품을 챙기면 변호사법 위반이고, 직접적인 업무와 관련해 금품수수나 다른 공무원과 공모해 금품을 챙기면 알선수뢰 혐의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도록 할 경우에도 공범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예산 등 요구 관철을 위해 공무원을 협박하면 공갈죄나 강요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지난 의정활동 중 이를 비껴가지 못해 구속 등 사례가 이어졌지만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또 현직 도의원이 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후, 도내를 안방 드나들듯 하고서는 예비후보 등록도 않고 결단인 듯 출마를 접는 얕은 처신도 문제다. 도민과 언론을 갖고 논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이 모든 것은 도민을 슬프게 한다. 물론, 존중받는 지방의원도 다수다. 하지만, 재신임의 경우는 30%가량이다. 경험의 중요함에도 선거를 통한 거부는 지방의회가 일부 몰상식하고 거들먹거리는 자(者)의 놀이터여서는 곤란하다는 뜻도 있다. 6ㆍ13지방선거 때는 ‘지방의원’ 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다. 지방의원도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해 등 뒤의 위험을 몰라서야 쓰겠는가. 경남 지방의회, 민주주의 계륵이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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