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1:14 (목)
탈북민 노리는 보이스피싱 ‘위험’
탈북민 노리는 보이스피싱 ‘위험’
  • 황철성 기자
  • 승인 2018.03.18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대 대환대출 전화에

경찰 신고… 수사 착수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거액을 인출하려던 50대 탈북민이 경찰 범죄 예방 교실에서 듣던 사례를 떠올려 도움을 요청, 피해를 면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탈북민 A씨(50ㆍ여)는 기존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며 2천만 원을 빌려 자신들의 계좌에 넣으라고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운영 중인 식당 장사가 어려워 빚만 5천만 원 지고 있던 A씨는 절박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던 그는 순간 이게 보이스피싱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됐다.

 평소 경찰의 범죄예방교실에서 듣던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여러모로 닮았기 때문이었다.

 A씨 연락을 받은 경찰은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에 확인을 요청했다.

 확인을 해보니 A씨가 송금하려던 금융기관은 등록조차 되지 않았으며 소재지도 불분명한 ‘유령 저축은행’이었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경찰이 A씨에게 전후 사정을 물으니 해당 저축은행으로부터 “탈북민을 상대로 고금리대출을 저금리 정부대출 ‘햇살론’으로 전환해 주고 있으니 2천만 원을 보내라”는 전화가 왔다는 것이었다.

 전형적인 대환대출 보이스피싱이었다.

 대환대출 보이스피싱이란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힘든 신용불량자, 고금리대출자 등을 상대로 저금리 국가정책대출, 제1금융권의 저금리대출 등을 알선해 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겨 달아나는 금융사기다.

 경찰은 A씨에게 보이스피싱이니 절대 송금하지 말라고 당부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금융지식이 부족한 탈북민 상대 보이스피싱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범죄를 예방하고자 탈북민 상대 범죄예방교실을 열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꾸준히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를 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금감원 등의 협조를 받아 해당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에 나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