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고 있네요
노란 옷깃을 세우며
뜰 밖, 어딘가에 귀 기울이는 모습 좀 보아요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는지 눈꺼풀이 살짝 가라앉네요
하늘로 나는 까치의 웃음소리도
옆집 저수지에서 철새들, 아침밥 먹는 소리도
유쾌한 소리로 들리는 것은
땅의 품속부터 훈련시켜 온 성품이었기 때문이죠
터를 다지는 노잡이는 물결 아래서 웃음꽃 받쳐 주고
완성된 꽃 왕국에는 쾌활*한 축제가 시작되었죠
연노랑 사각의 테이블보 위의 음식은 세월의 맛을 더하고
각 부리에서 뽑은 대표들 낭랑한 목소리로 자작시를 읊을 때쯤
바람이 데리고 온 친구가 눈에 들어왔었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먼 들녘, 어느 외딴집에서 왔다고
날갯짓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입맞춤
그렇게 봄날의 화려함이 펼쳐졌죠
생은 때로는 즐거움에 도취되는가 봐요
내 젊음의 순간처럼,
*꽃말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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