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4:47 (토)
악기 조화로 `상생` 꽃피우다
악기 조화로 `상생` 꽃피우다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4.05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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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3ㆍ15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주를 펼칠 엘라&니콜라스 반 파우커 남매ㆍ파벨 베르니코프(왼쪽부터). / 창원문화재단

창원국제실내악축제

5일 엘라ㆍ니콜라스 남매

파벨 베르니코프와 협연

 주인공이 없는 실내악에는 무대 위의 모두가 주인공인 동시에 서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조연들이다. 오케스트라와 달리 지휘자가 따로 없는 무대에선 서로가 리드하고 배려하며 연주를 이어나간다. 실내악은 완벽하게 `상생`의 모습을 띄고 있다.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시작했다. 동유럽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동유럽의 봄` 시리즈가 끝나고 `상생` 시리즈가 이어졌다.

 4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진행된 뷔에르 앙상블과 그란 탱고가 꾸미는 무대는 악기간의 조화 그리고 장르간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뷔에르앙상블이 첫 발을 땠다. 뷔에르앙상블은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를 주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목관 솔리스트들이 결성한 목관5중주 팀이다. 목관5중주에는 플루트와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그리고 호른이 참여했다. 4대의 목관악기들은 각자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융화가 쉽지 않다. 이 상황에 호른이 혜성처럼 등장하며 목관 악기 사이 빈 곳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무대는 서로 북돋우며 함께 좋은 소리를 만드는 이 모습으로 상생을 완성했다.

 2부에서는 다국적 탱고 그룹, 그란탱고콰르테토가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매혹했다. 피아졸라는 기존의 탱고에 클래식 음악의 모든 고급스러운 요소들을 얹어 두 개의 장르가 공존하는 `누에보 탱고(Nuevo Tango)`를 개척했다. 이날 공연에서 그란탱고콰르테토는 피아졸라가 이뤄낸 두 장르간의 완벽한 결합과 상생을 무대 위에서 전했다.

 5일 3ㆍ15 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엘라&니콜라스 반 파우커, 파벨 베르니코프의 연주가 관람객들을 또 한번 상생 무대로 안내한다.

 엘라 반 파우커는 네덜란드 대표 차세대 첼리스트다. 그녀는 지난 2015년 윤이상 국제콩쿠르 첼로부문에서 우승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같은 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오스트리아 빈 콘서바토리움의 교수인 파벨 베르니코프도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에서 열린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서 말이다. 3년 전 콩쿠르 참가자와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았던 두 사람이 이번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 무대에 선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서 `상생`과 `배려`를 보여준다. 파벨과 엘라에게는 거장과 신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지만, 실내악이라는 범주에서 두 사람은 동등한 연주자이다. 경험과 연륜을 떠나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의 소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작품에 대한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을 공유한다. 여기에 엘라와 남매지간이자 피아니스트인 니콜라스 반 파우커(Nicolas van Poucke)가 현의 선율에 풍성함을 더해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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