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가풀막으로 기어오르던 노랑 애벌레 한 마리
더 이상 나아가기 숨 가쁜지 뒤를 돌아보고 있다
깊은 절벽이 무저갱처럼 아뜩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내면의 꿈틀거림에 귀기울여보는 것이
자신을 탈피하는 방법이겠지
희망은 가슴으로부터 솟아나는 비상()이라 했던가
죽지에 생채기가 돋을 만큼 부비는 날갯짓일지라도
하늘과 땅을 이어갈 수 있다면
누군가의 의미가 되어 날아갈 수만 있다면
고치 같은 어둠도 뚫을 수 있으리니
간절한 기다림처럼
노란 꽃 대궐 문이 활짝 열리는데
한참을 바라보듯 더듬이 하나
내 몸 위로
콕 깨물고 있다
열락이다
*트리나 플러스의 단편소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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