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2:55 (토)
원로의 처신 ‘품위’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원로의 처신 ‘품위’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 경남매일
  • 승인 2018.04.15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전적 의미의 ‘원로’는 “한 가지 일에 오래 종사해 경험과 공로가 많은 사람”을 일컫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원로’를 대접하고 존경하며 따른다. 존경받는 ‘원로’에겐 단연코 ‘품위’가 있다. ‘품위’는 ‘처신’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처신을 잘하는, 그래서 품위 있는 원로가 많이 나타나길 원한다. 한 사회의 걸출한 원로는 신앙과도 같아서 ‘절대적 의존의 감정’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원로는 정신적 지주이기에 삭막한 현실에서 국민의 평안을 찾아주는 메신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원로’가 실종됐다. 어른으로 대접받을 만한 ‘원로’가 극히 드물다는 말이다.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고명한 시인과 예술계의 대부는 ‘미투’에 쓰러졌다. 학계와 정계, 법조계도 예외가 아니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감옥을 경험했거나 그곳에 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국민은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국회의원을 뽑는다. 그런데 정당정치란 올무 안에 가둬진 그들의 대부분은 ‘원로’가 되기를 거부한다. ‘어른’의 역할을 포기했다. 국민의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민선 이후 과거 경남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 가운데 상당수가 징역형 등 직위해제에 이르는 처벌을 받았다. 그들은 원로로서 인정도 받지 못한다. 민중은 그들을 존경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어떤 이는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다. 성공한 예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목적을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 판세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후 그에게 남는 것은 쏟아지는 비난뿐이다. 지지자는 등을 돌리고 영향을 받은 쪽의 비판 화살은 당사자를 덮친다.

 품위 있는 처신이 요구된다. 우리 지역의 원로로서 우뚝 설 분이 순간적 감정에 휘둘려 품위를 잃으면 우리의 손실은 너무 크다. 지역사회의 분열은 시간이 흐르면 회복되겠지만 우리가 존경하며 의존할 원로는 영원히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다. 품위 있는 처신을 하시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