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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이 아름다운 경남지사 권한대행 바란다
2018년 04월 15일 (일)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셰익스피어는 희곡 ‘폭풍우’에서 단 한 번이라도 프로스페로와 같은 지도자를 가져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지도자, 권력의 정점에서 자발적으로 자리를 내준 사람이 실제로 존재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중국의 시진핑은 헌법을 개정,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를 폐지하고 헌법에 ‘시진핑 사상’을 명시해 1인 독재의 ‘시황제’로 등극했고, 러시아에서는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이 오는 2024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아 살아있는 권력으로 거칠 것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치적을 미화해 국민적 인기를 얻고, 적대세력에 대해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로 엮어서 무자비한 숙청을 가하고 탄압을 하면서 얻어낸 사상누각과 같은 게 권력이다.


 따라서 권력이 끝난 뒤를 두려워해 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결말은 어느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연산군은 충신들만 있는 줄 알았지만, 중종반정 때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강요된 충성과 침묵이 모반의 대열에 가담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이 권력을 행사하는데 참모들의 생각을 원치 않았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대통령에게 전달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장관과 같은 관료들은 옷을 벗어야 했다. 그리고 이를 불경죄로 다스린 대통령은 종신형에 가까운 형벌을 받은 신세다.

 검찰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휘두른 내용은 더 기차다. 17대 대선이 끝난 다음날, 다스 특검에서 무혐의로 나타나면 이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뒤에 그 말은 부메랑이 됐고, 현재는 참모들과도 재판정에서 싸워야 할 상황이 됐다.

 친노의 적자에서 탕아로 전락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도지사의 권력과 유력한 차기라는 세평에 도취된 탓인지, 아랫사람의 인격까지도 소유할 수 있다는 거대한 착각에 빠져버린 결과, 정치적 말로의 추락에는 끝이 없다. 경남도의 역대 도지사들도 지방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최고의 권력을 누렸다. 그 결과 민선도지사들이 대권의 꿈을 꾸었고 부침을 거듭했지만, 누구도 안 된다는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과 발언이 조금씩 과장되거나 왜곡돼 착시를 일으킨 결과일 것이다. 홍준표 전 지사는 당 대표를, 김태호 전 지사는 도로 지사직에 도전, 경남을 살려야 한다고 주창하지만, 도민들 기대와는 달리 간극을 메우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권한대행도 살아있는 권력여부에 앞서 취임 이후, 일과시간은 물론, 휴일에도 쉼 없는 일정으로 노조와 직원들의 불만이 잇따랐지만 귀를 닫았고 소통이 쇼통이란 지적도 잦다.

 또 무분별하리만큼 생겨난 위원회와 TF의 존속 필요성,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사퇴강요과 갑질 논란, 경남FC 대표의 사퇴논란에 대해 문제, 인사에 있어 혈연, 학연, 지연에 의한 특정 인물 채용 등은 없었는지, 특정 지역과 단체에 대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은 없었는지, 특정 정당을 위한 일방적인 행보는 없었는지 일상의 행적도 되짚어봐야 한다.

 로마의 장군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국민의 성대한 환영을 받으며 개선할 때 부하를 시켜 등 뒤에서 “네게 닥칠 죽음을 기억하라”인 ‘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했다. 갈채와 환호에 취해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한 것이다.

 지금 권한대행의 뒤에서 ‘메멘토 모리’를 외쳐 줄 실국과장들이 얼마나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살아있는 권력의 힘은 언론의 시각도 바꿀 수 있겠지만, 권력은 덧없고, 시간(영원한)은 진실의 편이다. 권력은 생사여부에 따라 변하는 게 다반사여서 절대권력은 있을 수 없다. 그게 민주주의 본질이다. 따라서 권한대행의 낮은 행보가 떠날 때 환호를 받을 수 있는 반면, 권력(권한)에 취해 자신의 목소리만 높인다면 화석화된다. 도청 직원에 의한 ‘메멘토 모리’는 도정 민주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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