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00 (금)
남해군에 ‘착한식당’ 많이 생겨나길
남해군에 ‘착한식당’ 많이 생겨나길
  • 박성렬 제2 사회부 국장
  • 승인 2018.04.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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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렬 제2 사회부 국장

 “차린 것은 없지만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드시고 모자라는 반찬은 말씀하시면 얼마든지 더 드리겠습니다.”

 며칠 전 보물섬 남해군 바닷가 마을에 있는 순박한 시골 촌로의 ‘착한식당’에는 70세가 넘는 어머님의 화창한 봄날의 친절한 손님맞이가 생각나 몇 자 적어 본다.

 올봄 벚꽃이 한창 절정을 치닫던 지난달 30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서울에 살고 있는 고향 친구와 지인들 5명이 남해군의 아름다운 바다가 그리워 천혜의 땅 보물섬 남해군에 반갑게 놀러 왔다.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다들 너무나 반가워 숙소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날들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아름다운 밤이 지새는 줄도 모르고…. 다음 날 아침 지난밤 잠을 설친 탓에 늦게 일어난 일행은 아침도 못 먹은 상태로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남해군의 이름난 식당을 자동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찾았다.

 그런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인지 점심시간이 아직 조금 이르다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인터넷에서 익힌 이름난 식당에 도착해 보니 언제 알고 왔는지 벌써부터 손님들이 줄을 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 6명도 손님들의 대열에 서서 약 30여 분 정도 기다리다 간신히 식당에 들어섰다. 식당 안은 전쟁터를 연상케 할 만큼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는데 안면이 있는 주인의 안내에 우리 일행은 조그마한 테이블 1개에 간신히 6명이 앉았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은 먼저 온 손님들이 먹고 난 음식들을 치우지 않아 매우 지저분했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큰 소리로 말했다. “주인장 테이블 빨리 좀 치워주시고 주문받고 물 좀 주세요.” 잠시 후 “예”하고 대답을 하더니 이 종업원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허기진 배를 감싸 안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 “테이블 좀 빨리 치워 주시고 물 좀 주십시오”라고 말했더니 얼마 후 나타난 여종업원이 행주로 테이블을 닦으면서 “물은 셀프입니다”라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불친절하고 몰상식한 종업원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나서 우리 일행은 배가 너무 고팠지만 그 식당을 그냥 박차고 나왔다.

 전국 유명 관광지라고 알려진 보물섬 남해군의 대중음식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지 화가 났지만 함께 온 일행들의 시선이 너무 부끄러워 필자는 도리어 식당 종업원을 보고 이해하라며 인사하고 위로했다.

 “다들 이해하고 참으라면서 너무나 바쁘니까 그럴 수 있지 않겠냐”며 이해하라고 말했다. 필자는 매우 화가 많이 났지만 일행도 있고 해서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남해군에는 750여 개의 대중음식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음식점은 군 담당 부서의 정기적인 교육으로 인해 매우 친절한데 하필이면 불친절하고 복잡하며 손님 많은 식당에서 일어난 이번 일에 정말 송구하다”며 “일부분의 음식점 일이다”라며 애써 일행들에게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화가 난 우리 일행은 자동차 2대에 나눠 타고 머리를 식히며 조금 이동하다 조용한 바닷가의 작은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주인장 촌로는 나이가 70세 정도 돼 보였는데 “어서 오시다”, “앉으시다”하며 냉장고에 있던 찬물과 물수건을 가져다 놓고는 우리 일행이 생선회와 된장찌개를 주문하자 얼마 후 주문한 음식이 곧바로 나왔다. 매우 먹음직했으며 아주 푸짐했다.

 일행들은 너무나 배가 고팠던 탓인지 아무 소리 없이 생선회와 소주를 한 잔씩 먹고 곧바로 식사를 했는데 대부분 밥을 1~2공기 눈 깜짝할 사이에 먹더니 “여기 두릅과 시금치 무침, 된장찌개와 달걀찜 좀 더 달라”고 말하자 주인장 촌로는 “얼마든지 드시라”면서 처음보다 더 많이 주시는 게 아닌가? 우리는 정말 기분이 좋았고 감탄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이야기하던 ‘착한식당’이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인터넷이나 입소문을 통해 보물섬 남해군을 찾아오는 식당 주인들은 마음과 생각을 초심으로 바꿔 손님들을 더욱더 친절하게 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정말 꿀떡 같다.

 물론 750여 개의 대중음식점을 위생안전팀 5명의 직원들이 관리하고 담당하기에는 매우 벅차다는 생각도 해 본다. 게다가 여름철을 맞아 불량식품과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 등으로 수고하는 남해군의 위생관계자분들에게 나무람과 꾸짖음보다 안전한 봄, 여름나기에 아무런 문제 없이 만전을 기하도록 용기와 힘을 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보물섬 남해군의 관광이 더 발전하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남해군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적은 인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군 보건소 위생안전팀 직원들에게 “나는 국민의 공복임을 자부하며 군민의 건강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초심의 그 마음 변치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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