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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지갑, 필요할 때만 연다
서민 지갑, 필요할 때만 연다
  • 연합뉴스
  • 승인 2018.04.1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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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가 꼭 필요한 품목 위주로만 소비하며 필수지출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필수지출 비중 18년 만에 최고

식료품 물가 상승 영향도 있어

 가계가 꼭 필요한 품목 위주로만 소비하며 필수지출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필수지출 품목 중 하나인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의 가계 목적별 최종소비지출(명목)을 보면 지난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임료 및 수도 광열, 가계시설 및 운영, 의료 보건 등 필수지출 품목으로 구분할 수 있는 4개 품목 지출은 317조 2천301억 원이었다.

 지난해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772조 6천778억 원)과 견주면 필수지출 비중이 41.1%에 달한 셈이다. 필수지출 비중은 지난 2016년(40.4%)보다 0.7%p 상승한 것으로, 1999년 4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12개 항목으로 나뉘는데, 그중 필수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식생활 관련 지출), 임료 및 수도 광열(전ㆍ월세ㆍ수도ㆍ관리비 등), 가계시설 및 운영(가구ㆍ가전 등), 의료 보건(병원비 등) 등 보통 4개 항목이 꼽힌다. 다른 항목은 주류 및 담배, 의류 및 신발, 교통, 통신, 오락문화, 교육, 음식ㆍ숙박 등 소득 수준과 같은 상황에 따라 쉽게 줄일 수 있다.

 1990년만 해도 44.9%에 달하던 필수지출 비중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가계의 소비가 다양화하며 점차 떨어졌다.

 지난 2000년 40.8% 이후 2001∼2015년엔 내내 30%대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2016년(40.4%) 40%대로 다시 올라서더니 지난해 또 상승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다른 품목보다 높았다”며 “경기,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 보니 꼭 필요한 부문을 제외하고 가계가 소비하지 않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9%였으나 식료품ㆍ비주류 음료 상승률은 3.4%에 달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빼고 봐도 필수지출 비중은 늘었다.

 물가 상승률을 배제하기 위해 실질 기준으로 본 4개 품목의 지출은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 중 39.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1년(40.6%) 이후 최고다.

 꼭 필요한 것 외엔 소비를 잘 하지 않으려는 가계의 소비 성향이 필수지출 비중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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