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사월엔
비도 많이 내렸지
그해, 사월엔
동백꽃도 많이 피었지
그해, 사월엔
볼 붉은 누이도 많이 떠나갔지
무자년 한해
4ㆍ3 검은 구름이 덮이는 동안
삼십만 도민 중
사만 내지 팔만이 죽었을 게야
설운 가슴 피 터지는 함성이
큰 무덤을 만들었어
그 큰 무덤이 한라를 만들었어
오름 오름이 견디다 못해
듬성 듬성이마다
붉은 피뿌리꽃으로 울음 우는 거야
다시 4월 아름 아름 걷다가
산모퉁이 중간쯤 누워있는 너에게
소주 한 잔 뿌려본다
평설
제주 4ㆍ3사건은 인구 30만 일 때 8만이 죽었거나 행불이 됐다는데 그 상처는 아직까지 우둠불로 남아 한 많은 세월을 보낸다. 누구의 형제, 누이 아니었던가. 아직 해명되지 않은 채 또 한 해를 넘긴다.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ㆍ제주흥사단문화센터장
ㆍ제주도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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