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39 (목)
‘비애기본소로기’ㆍ‘내로남불’ 선거철 촌극
‘비애기본소로기’ㆍ‘내로남불’ 선거철 촌극
  • 박성렬 제2 사회부 국장
  • 승인 2018.04.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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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렬 제2 사회부 국장

 보물섬 남해군은 인구가 채 5만여 명이 되지 않지만 천혜의 비경과 따뜻한 정을 간직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섬이다. 그런데 선거철만 되면 형제와 가족처럼 지내던 사람들도 서로 비난하고 편을 나눠 헐뜯는 슬픈 촌극이 조그마한 군 지역 이곳에서도 버젓이 일어난다. 선거철이 가까워지니 많은 유행어들이 지역에 등장하고 있다. “비애기본소로기”는 ‘병아리를 본 솔개’라는 뜻으로 “병아리를 노리는 솔개처럼 기다리던 때나 목표를 정한 사물을 차지하려고 기회를 노리는 사람”을 꼬집으며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의 준말로 보물섬 남해 출신 거물 정치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대표 어록이다.

 이 말들처럼 선거철만 되면 남해의 정치인이나 지역 인사들은 솔개처럼 자신이 노리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분열의 장을 만든다.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탈당과 복당을 밥 먹듯이 반복하고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운동 전반에 걸쳐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기보다 상대를 비판하고 욕하기에 급급한 참으로 못난 모습들만 되풀이한다. 자신만이 정말 깨끗하고 자신만이 꼭 남해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옛 선현의 말씀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말씀이 문득 생각난다. 부족한 점은 채우고 힘을 합쳐 함께 남해의 발전을 논의해도 모자랄 판에 이 무슨 웃지 못할 촌극인가? 오는 6ㆍ13 지방선거 연대를 강조하며 남해군수 선거에 출마 선언했던 현직 K 군의원은 돌연 소속정당을 사퇴하고 군수 출마를 접고 자신의 지역구마저 져 버리고 남해읍ㆍ서면 선거구에서 무소속 군 의원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해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군정을 질타하고 소속정당의 불공정함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펼치지 못한 소임을 다하고 싶다”는 명분으로 “군 의원으로 지역구까지 바꿔가며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편에선 지역민들이 감언이설로 포장해서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과욕과 욕심이라며 해당 지역구의 지역민과 지인들로부터 많은 외면을 받은 K 군의원이 다시 타 지역구에서 군의원으로 출마를 한들 이미 소속 정당의 공천은 끝난 현실에 무소속으로 비교적 복합 지역성을 가진 읍 지역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필자는 70여 년간 남해에서 살면서 이런 경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코미디 같은 일이 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 군정의 수장을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비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가 이번 선택에 과연 군민들이 얼마나 답을 해줄지에 대한 의문마저도 든다. 자신이 소유한 토지 불법 매매, 종친회 자금 유용 문제, 지역구민과의 불출마 약속 등 군의원 재임기간 동안 수차례 언론을 통해 치정이 드러났던 그이기에…. 그런데 함께 연대를 밝혔던 A 후보는 경선과정에 불복해 중앙당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최근 기각 통보를 받자 지난 18일 남해군수 선거 출마 포기를 선언하며 군민에게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참석자들과 군민들로부터 “정말 대인배 답다”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A 후보의 이번 선택을 두고 정가에선 “당을 먼저 생각하고 차후 문제를 논의하자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한 대의적 선택이다”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때로는 원치 않은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고 본인의 욕심보다 당이나 지역민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큰 정치인 같은 결정이 필요한 법이다. 그의 마음이 진심으로 군민들에게 전달됐다면 반드시 적절한 시기가 찾아올 것이고 그의 뜻대로 꽃을 피울 것이다. 또 선거철이 되면 SNS나 언론 매체를 통해 타 후보의 악의적 비방 글들도 지역 정가에 해바라기처럼 판을 친다. 물론 표현의 자유나 개인이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 할지라도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 배려와 존중은 기본이 돼야 한다. SNS의 폐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자신의 의견만 옳고 이를 동조해 주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진리는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남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겸허히 돌아보며 남을 비방하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피력하는 소신 있는 군민, 분열과 싸움을 조장하기보다 화합과 발전을 이뤄내는 후보, 그런 참하고 큰 인물이 남해에는 꼭 필요하다. 병아리를 노리는 솔개가 아닌 병아리를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는 울타리 같은 “내로남불”않고 포용력 있는 듬직한 사람만이 정체돼 있는 보물섬 남해군의 지역발전과 군민화합을 확실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오는 6ㆍ13 지방선거에 성숙한 시민의식과 네거티브 없는 선거가 펼쳐져 보물섬 남해군에서 반드시 필자가 바라는 정말 깨끗하고 참하고 똑똑한 인물이 나오길 아주 적은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보물섬 남해군의 밝고 웃음 많은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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