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북한 제재가 북핵을 폐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이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보다 못한 김태호 경남지사 예비후보가 홍 대표의 비판에 제동을 걸어 집안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홍 대표의 발언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게 분명하다. 지금 상황에서 김 예비후보가 홍 대표에게 “너무 나갔다”는 말을 한 걸 두고 진보ㆍ보수 어느 쪽에서도 수긍할 개연성이 높다.
진보와 보수는 어떤 사안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게 자연스럽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기의 신념을 지키면서 남의 신념은 들어주는데 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통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는 억지를 써도 그럴싸해 보인다. 홍 대표는 지금까지의 발언 행태를 보면 판문점 선언에 따른 남북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만하다. 그렇다고 홍 대표가 무조건 반기를 들기 위해서 그런 비판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최대 이슈에 비판을 가해 흠집을 내려는 시도라면 너무나 유치하다고 볼 수밖에없다.
홍 대표는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닌 최대 야당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비판이 야당 대표로서 한 것이라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 국민 대부분은 판문점 선언 후 펼쳐질 남북화해 분위기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은 비판을 할 때가 아니고 다 같이 남북 사이에 좋을 결실을 기대하는 마음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