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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비판보다는 마음 모을 때
‘판문점 선언’ 비판보다는 마음 모을 때
  • 경남매일
  • 승인 2018.05.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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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문점 선언’을 두고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북핵 위기로 얼마 전까지 한반도에 전쟁 기운이 고조된 상황을 놓고 보면 세상이 갑자기 변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이행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어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북핵 폐기에 합의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판문점 선언을 두고 ‘엇박자’가 터져나와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많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북한 제재가 북핵을 폐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이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보다 못한 김태호 경남지사 예비후보가 홍 대표의 비판에 제동을 걸어 집안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홍 대표의 발언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게 분명하다. 지금 상황에서 김 예비후보가 홍 대표에게 “너무 나갔다”는 말을 한 걸 두고 진보ㆍ보수 어느 쪽에서도 수긍할 개연성이 높다.

 진보와 보수는 어떤 사안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게 자연스럽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기의 신념을 지키면서 남의 신념은 들어주는데 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통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는 억지를 써도 그럴싸해 보인다. 홍 대표는 지금까지의 발언 행태를 보면 판문점 선언에 따른 남북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만하다. 그렇다고 홍 대표가 무조건 반기를 들기 위해서 그런 비판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최대 이슈에 비판을 가해 흠집을 내려는 시도라면 너무나 유치하다고 볼 수밖에없다.

 홍 대표는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닌 최대 야당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비판이 야당 대표로서 한 것이라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 국민 대부분은 판문점 선언 후 펼쳐질 남북화해 분위기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은 비판을 할 때가 아니고 다 같이 남북 사이에 좋을 결실을 기대하는 마음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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