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05 (금)
해당화 반죽
해당화 반죽
  • 송인필
  • 승인 2018.05.07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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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필

밀물의 엄마는 해당화 반죽에 골몰합니다

아직도 구수한 배고픈 냄새

썰물의 개펄에 배고픔이 꽃핍니다

반죽을 잘 해야 꽃이 익는 겨

이리 치대고 저리 밀리며

설익은 꽃밭을 가꾼 나

엄마의 반죽을 뜯어 먹고야

세상 가장 깊은 몸으로

염천 노을에 발효된 구름꽃을

산마루의 골깊은 주름꽃을

처음 보았습니다

엄마

흔들어 깨워도

아직도 땀 흘리며 뻘세상을 반죽하는 꽃등이 너무 서러워

해거름이 둥둥 해당화 어깨를 떠안고 웁니다

반죽된 오빠 반죽된 언니 반죽된 내가

해당화 우물 속에

두레박을 꽂았다 올립니다

시인 약력

ㆍ김해문인협회 회원

ㆍ‘시문학’ 등단

ㆍ푸른시학상 수상

ㆍ시집 ‘비밀은 바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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