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그림으로 필 수 있는 것은
외로움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 기대거나 안거나
손을 잡지 않는다
가까이 있어도 먼
점들
손가락 사이 화르르 꽃을 피운다
내 뜰의 한 줌도
뇌간의 허연 파도를 견디던
쓸쓸한 물감
바람 같은 화폭 이었다
그 앞에 오래 서성이던 명암으로
신발 속 모래를 털듯
슬그머니 흩어버린 풍경으로
반짝이며 글썽이며
가끔 제 안의 불을 밝히던
어머니의 입안에도 버석거린다던
섬들, 모래알들
꿈까지 따라오던 사구(沙丘) 였다
시인 약력
ㆍ‘문학21’ 등단
ㆍ포엠하우스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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