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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 화백 ‘백두에서 한라까지’ 화폭에 담아
정민영 화백 ‘백두에서 한라까지’ 화폭에 담아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8.05.15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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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 정민영 화백의 개인전이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주제로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진주 경남 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18~22일 진주 경남 문화예술회관서 개인전

백두대간 주요 산 10m 대형작품 등 40점 선봬

 요즘 ‘봄이 온다’ 라는 타이틀로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이 연일 화제다. 올림픽을 전후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눈 녹듯이 회복돼 ‘비핵화’에 대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림픽이 평화의 상징이듯 이번 평창 올림픽은 평화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남북의 화해와 해빙 분위기에 어울리게 한국화가 월정 정민영 화백이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주제로 18일부터 22일까지 예향의 도시 진주 경남 문화예술회관에서 제20회 개인전을 갖는다.

 월정 정민영의 이번 전시는 한반도의 중심축을 이루는 백두대간에 있는 중요한 산들을 대상으로 작업해 왔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백두산에서부터 금강산과 설악산, 오대산과 지리산을 걸쳐 한라산까지의 풍광을 100호에서부터 10m가 되는 대형 작품으로 40여 점을 선보인다.

 월정 정민영은 한국의 명산대천을 두루 유람하며 대자연을 섭렵하면서 수년간 역동적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해 왔다.

 지난 시간에는 기초에 충실하면서 다양성 있는 표현과 기법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왔다면,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작업하고 연구해 온 작가의 삶 자체를 전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 세계가 자연의 모습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서 작가 자신의 삶과 성격이 작품에 녹아들어 일체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 한다.

 정민영의 산수작품 내면에는 동양 회화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무위자연’이 듬뿍 묻어난다. 무위자연이란 꾸밈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른 삶을 산다는 뜻이다.

 월정 정민영 화백의 작품에는 한국의 미는 ‘자연의 미’가 그대로 녹아있다. 한국의 산수에는 깊은 협곡이 패어지고 칼날 같은 바위가 용립하는 그런 요란스러운 곳은 적다. 산은 둥글고 물은 잔잔하며, 산줄기는 멀리 남북으로 중첩하지만, 시베리아의 산맥처럼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광야로 사라지는 그러한 산맥이 아니다. 그의 산은 부드럽고, 사람을 위압하지 않으며, 둥근 산 뒤에 초가집 마을이 있고, 산봉이 높은 것 같아도 초동이 다니는 길 끝에는 산사가 있다.

▲ 월정 정민영 화백의 ‘무궁화 백두를 품다’ 작품.

 그가 이번 전시에 회심 차게 내놓은 10m가 되는 ‘설악의 여명’과 ‘지리산 천왕봉하경’에서 볼 수 있듯이 필선은 굵직하면서도 투박하며, 거칠어 보이지만 힘이 있어 생동감이 있다. 구도는 부감법을 사용해 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중첩된 산 중간 중간에 구름을 생성해 공기 원근법을 묘사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의 공통점은 작가의 성품과 닮아있다. 투박한 듯 하지만 다정다감하며, 우직한 듯 보이지만 뜨거운 힘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성격이 그림 속에도 분출되는 듯하다.

 외유 내강형의 성격처럼 뚝배기에 담겨있는 구수하고, 봄 향기 가득한 냉이 된장국 맛이 나는 듯 작품에서 깊은 감칠맛이 난다. 6m가 넘는 ‘춘경과 추경’ 4m가 넘는 ‘서설(첫눈)’, 12폭 짜리 병풍에 펼쳐 놓은 지리산 계곡의 봄 풍경 작품인 ‘계류춘풍’ 등 한국의 사계를 충분히 농축시켜 융합된 명작품을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자 정 화백의 오랜 친구인 설원(雪原) 김장호(金章鎬)씨는 “정민영 화백은 서로의 분야는 다르지만 지향점을 같이하는 오랜 친구이자 도반이다. 나는 서(書)로써 정민영 화백은 그림(畵)으로써 각자의 분야에서 한 영역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그러나 그림과 글씨, 서로의 표현 방법은 달라도 원래 書畵同源(서화동원)이라 했으니 그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서로에게 칭찬과 질책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것이다”고 말했다.

 정 화백은 진주 동명고등학교와 강능 원주대학,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나왔다. 논문으로는 ‘운전 허민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관한 연구’, ‘다다이즘이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에 관한 연구’, ‘집단미술치료가 여성재소자들의 자존감 및 불안감에 미치는 효과 등이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경남도미술대전 대상,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공로상, 진주예술인상 경남전업미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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