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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길’ 가는 스승에게 교권을 돌려주자
‘사도 길’ 가는 스승에게 교권을 돌려주자
  • 경남매일
  • 승인 2018.05.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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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은 ‘그 은혜가 하늘같이 높다’는 스승의 날이다. 언제부턴가 그 스승의 날이 교사에게는 되레 괴로운 날이 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스승의 날 선물 등의 기준 자체가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듯한 데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아서다.

 또한 심각한 교권 침해로 교사로서 당당히 설 자리마저 위협받고, 스승의 날 기념으로 교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도 문제다. 말하자면 사도(師道)에 대한 자긍심을 잃을 만큼 오늘날 교육 환경은 나빠지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스승의 날 폐지’ 주장 글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이날 1만 900명 정도이던 추천이 15일 스승의 날에는 1만 1천840명을 넘었다. 스승의 날에 ‘학생 대표만 교사에게 꽃을 줄 수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침도 교사들의 자존심을 구길 만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청와대 게시판에서 이런 자괴감이 가득한 개탄스러운 글이 공감을 얻는 까닭이다.

 교육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 대계로, 이런 현상을 그냥 둘 수 없다. 교사의 자긍심 회복과 교권 확보로 당당히 교단에 설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교사 재량권을 담보해야 한다. 교사ㆍ학생ㆍ학부모 등 교육을 둘러싼 갈등 분쟁의 효과적 해소와 중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주의와 현실주의로 물든지 오래됐다. 스승은 거룩하고, 스승의 은혜가 태산만큼 높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이가 아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쏟는 따뜻한 마음씨야말로 사물을 키우거나 제자를 대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사제 간, 서로의 가슴이 열려 믿음의 꽃이 환하게 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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