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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 부여해야
2018년 05월 17일 (목)
김명일 편집부국장 7618700@kndaily.com
   
▲ 김명일 편집부국장

  100년 전 영국 여성 참정권 운동가 에밀리 데이비슨이 목숨을 걸고 경마장으로 뛰어들었다. 수많은 관중이 들어찬 경마장은 함성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질풍같이 달려오던 말들이 모퉁이를 도는 순간, 관중들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한 여자가 달려오는 말 앞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녀는 말발굽에 밟혀 쓰러져,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 나흘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여성 참정권 운동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고, 마침내 영국 정부는 1918년에 30세 이상 모든 여성에게 투표권을 인정했다. 현재 영국 선거권은 지방선거는 만 16세, 기타 선거는 만 18세로 시행하고 있다.

 도내 청소년들이 만 18세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만 18세 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을 촉구하는 ‘6ㆍ13 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운동 경남본부’가 출범했다. 이 운동에는 도내 양산 YMCA 등 7개 지부와 한국청소년문화원, 거창흥사단, 거창청소년수련관, 창원시청소년협의회 등 관련 단체가 참여한다. 지난달 28일 오전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가진 출범식에는 도내 청소년 대표와 실무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6ㆍ13 지방선거를 맞아 만18세 참정권 실현을 현실화하고 청소년이 정책제안에 참여할 기회를 확산시키고자 한다”며 “‘청소년모의투표운동 경남본부’ 출범과 동시에 19세 미만 청소년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모의투표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모의투표운동 본부는 도내 각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오는 6월 13일 도지사와 교육감 모의 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도 선거연령 하향에 대한 움직임은 있었다. 지난달에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18세 정치참여법’을 대표 발의했다.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선거권 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자는 내용의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들 의원은 “공직선거법이 18세 청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며 “헌재가 선거권 연령에 대한 위헌 결정을 조속히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도 만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개헌 불발로 무산됐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선거연령이 만 19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일본 등 32개국의 선거연령은 만 18세다. 일본은 지난 2015년 선거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하향조정하면서 성년연령도 만 18세로 낮추는 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선거연령이 만 16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보다 투표 연령이 높은 국가는 대만ㆍ싱가포르 등 14개국에 불과하다.

 청소년들이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특정 정당에서 선거연령 하향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발상이다.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은 ‘학교의 정치화’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선거연령 하향의 반대 논거인 학교의 정치화 우려와 정치적 판단을 내릴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는 우려는 교육수준의 향상 및 언론ㆍ통신 매체의 발달과 대한민국 정치ㆍ사회의 민주화 등을 고려하면 18세에 도달한 청소년들도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된다. 청소년 근로자의 임금, 복지문제 등 청소년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만 18세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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