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봉하마을은 전국에서 사람이 몰리는 ‘성지’가 됐다. 소탈한 이미지에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대통령의 마음을 그리며 추모객이 몰린다. 정치인들이 선거에 출사표를 넘지거나 큰 일을 앞두고 봉하마을을 찾는다. 특히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을 대장이라고 불렀다. 오늘 나지막하게 다시 불러본다”고 한 후 노 전 대통령과 추억을 떠올리며 경남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예비후보가 추모글에 경남지사 선거에서 승리의 다짐을 담은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6ㆍ13 지방선거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라 특히 많은 정치인들이 눈에 띄었다. 선거에 나가는 인물들이 얼굴을 내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추도식에서 자신의 얼굴 알리는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편한 마음만 가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날 행사장을 가기 위해 김경수 후보가 등장하자 참배객 사이에선 ‘김경수’를 연호했다. 추도식에서 작은 선거운동이 벌어진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김경수’를 연호하는 목소리는 행사가 끝난 후 김 후보가 퇴장할 때도 이어졌다.
경남에 봉하마을이 있다는 것은 자랑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불행한 개인사는 많은 사람의 가슴에서 아름다운 눈물로 승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참배하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순수한 성지로 봉하마을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