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방선거판이 다자구도로 가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선거전에서 보수가 분열돼 패배가 훤히 보이는 데도 다자구도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다. 보수 측의 분열을 들여다보면 개인의 욕심이 깔려있다. 물론 일부 후보가 선거에 나서는 이유를 내세우는 순수한 뜻까지 뭉개고 싶지는 않다. 경남교육감 선거는 진보 단일후보에 중도ㆍ보수 3명이 맞붙는다. 선거에선 현직 후보가 인지도나 바로 전까지 행한 업적을 내세우기 때문에 유리하다. 현직 프리미엄에다 진보 단일 후보 이름까지 꿰찬 후보한테 보수권에 든 3명의 후보가 붙는다면 뻔한 결과가 날 수밖에 없다. 창원시장 선거도 보수 측 후보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여당 후보에게 당선을 바치는 꼴이 될 수 있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조진래 한국당 후보와 안상수 무소속 후보 간에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반드시 패하게 돼 있다.
선거에서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여야 후보 혹은 진보ㆍ보수 후보 간에 어느 정도 무게가 맞아야 바른 선거판이 형성된다. 뻔한 선거는 유권자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 지난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분열된 보수 후보가 진보 후보에게 당선을 내준 꼴이 됐다. 이번 선거에도 반복될 공산이 크다. 단일화 과정은 너무 복잡해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또한 시간이 거의 없다. 그래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 보수 창원시장들이 서로에게 네 탓하다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후보는 정정당당히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유권자의 심판을 받기 전에 후보 단일화로 물러서는 후보는 마음이 아플 수 있다. 그렇지만 판세를 읽어야 한다. 보수의 분열로 뻔한 선거 결과를 만드는 후보는 책임이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