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6 07:40
최종편집 2018.8.16 목 02:02
경남매일
뉴스 기획ㆍ특집 사람&사람 오피니언 교육소식 투데이+ 커뮤니티
인기검색어 : 김해시, 경남과기대
자세히
> 오피니언 > 매일시론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5월 되길
2018년 05월 28일 (월)
김숙현 7618700@kndaily.com
   
▲ 김숙현SAS영재아카데미 원장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최근 들어 개인적으로 받은 부고도 많았지만 언론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지도 있는 저명인사의 부고를 접하며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됐다. 죽음을 마냥 막연하고 두려운 미래 시제의 현상이라 생각하던 것을 좀 더 가까운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양친을 모두 보내며 가장 아픈 이별을 경험하면서 죽음에 대해 깊게 고찰한 탓이기도 하다.

 남을 위해 살며 근면 성실하셨던 선친은 생의 말년에 암이라는 고약한 병마와 싸우시면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다. 일만 하시며 자신보다 친인척과 이웃, 그리고 자식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아버지였기에 처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당신을 위한 시간을 가진 6개월 동안은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자식들의 간병을 받으시며 ‘받는 사랑’에 대해 의미를 가지고 느끼며 뒤늦게 삶에 애착이란 이기심 아닌 이기심을 가지시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 살고 싶어 하셨다. 고약한 병이 왜 찾아왔는지 받아들이기 싫어하셨다. 그러나 아버지와 반대로 어머니는 암 진단을 받고 암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당신의 병이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스스로 곡기를 끊고 말문을 닫으셨다.


 “주사 바늘 꽂지 마라. 어떤 처치도 하지 마라. 너희들도 고생 많았다. 이제 그만해도 된다. 됐다. 그만큼 사랑받고 가면 됐다. 더 고생하지 마라.” 냉정하고도 단호하게 말씀하셨고 이틀 뒤쯤 어머니는 죽음을 맞이하며 편안한 표정으로 생을 마감하셨다.

 이후, ‘나의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라는 화두가 생기면서 여러 사례들을 더욱 주의 깊게 바라보게 됐는데 구본무 LG 회장님의 부고와 작가 이윤기(그리스ㆍ로마 신화) 님의 수목장과 연명 치료를 거부한 윤보희(전 이화여대 음대 교수) 님이 뚜렷한 답을 던져주셨다.

 베스트셀러인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쓴 작가 이윤기 님은 경기도 양평 자신의 작업실 부근에 5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매년 자라는 나무가 좋아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무를 가꾸고 숲 만드는 일에 즐거워하셨다고 한다. 구본무 회장님의 장례도 수목장이었다. 경기도 곤지암에서 치러진 장례식은 살아오신 업적에 비해 여느 범인보다 소박한 가족장이었다고 한다. 평소 나무와 숲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고인의 이름은 명예롭게 세상에 남으며 수많은 미담을 쏟아내고 마치 릴레이라도 하듯 이어지고 있지만 ‘화담 숲’을 남긴 것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430여 종의 식물과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뻐꾸기 박새 등 조류 25종이 어울려 사는 생태 공원이 그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가꾸고 지키며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신 두 분의 정신은 세인들의 마음에 나무가 되고 정신에는 숲이 될 것이다.

 죽음에 대한 물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임학자(林學者) 김장수 고려대 명예교수는 일생을 바친 나무와 숲에 묻히고 싶다고 유언을 했고 50년생 참나무 밑에 묻혔다. 삶과 죽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몸소 실천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장례문화를 바꿔 놓았다. 전통유교 문화에 젖어있던 우리 사회에서 바꾸기 가장 어려운 장례문화를 바꾼 것이다. 그의 죽음은 가르침이자 교훈이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재물에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빈손으로 자연에서 와서 다시 빈손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간단한 섭리에 순응하고, 원리를 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악한 욕심과 이기심을 덜 내며 적어도 꼴사납게 살지 않게 되지 않을까. 내가 돌아갈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을까. 허례허식에 목메지 않고 좀 더 진솔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5월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는 달이 되길 바란다.


김숙현의 다른기사 보기  
ⓒ 경남매일(http://www.gnmaei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광고단가표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소 : 김해시 외동 금관대로 1125 6층|우편번호 : 50959|대표전화 : 055)323-1000|팩스번호 : 055)323-3651
Copyright 2009 경남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nmaeil.com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박춘국
본 사이트에 게재된 모든 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소유하며, 발행인의 사전 허가 없이는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