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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DJ에겐 특별한 목소리ㆍ콘텐츠 있죠
장수 DJ에겐 특별한 목소리ㆍ콘텐츠 있죠
  • 연합뉴스
  • 승인 2018.05.3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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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째 SBS파워FM(107.7㎒) ‘박소현의 러브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박소현.

19년째 SBS파워FM 진행

“인성ㆍ센스 갖춘 짝 만나고파”

 장수하는 프로그램에는 뭔가가 있다. 지난 1999년부터 2007년, 2008년부터 현재까지 19년째 SBS파워FM(107.7㎒) ‘박소현의 러브게임’ 역시 그렇다.

 ‘최화정의 파워타임’,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이어 SBS파워FM에서 가장 오래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 박소현은 채널이 3년째 청취율 1위(한국리서치)를 기록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박소현(47)은 ‘러브게임’이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라디오는 생방송이니 TV보다도 소통이 중요하다”며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가 주 청취층인데, 특히 솔로인 분들 호응이 좋다. 저 역시 남자친구도 없이 오래 일만 했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은근히 곳곳에 숨어 있는 모양”이라고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미친 듯이 연애도 해보면서 울고 웃고 에너지를 쏟아봤지만 전 그런 것도 없었어요. 열정을 쏟을 곳이 방송뿐이었죠. (웃음) 물론 19년간 뭔가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은, 엄청난 육체적 체력과 정신적 체력을 요해요.”

 그는 그러면서 “김창완, 최화정 DJ도 그렇지만 장수 DJ는 듣기만 해도 알 수 있는 특별한 목소리, 그리고 인생 풍부한 경험이 녹아든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레를 전공했으나 부상으로 진로를 틀고, 배우를 거쳐 MC 겸 DJ로 거듭난 박소현은 젊은 시절부터 혼자 부딪히고 깨지기를 반복했다고 했다.

 “라디오 역시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어요. 지금이야 제 낮고 나른한듯한 목소리를 좋게 봐주시지만 과거엔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무기력하고 무성의하냐’는 얘기도 들었죠. 시대가 바뀌면서 퇴근길에는 ‘쨍’한 목소리보다 편안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분이 늘었고, 제게는 너무 다행이었어요.”

 19년간 한결같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박소현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학구파’다.

 “라디오는 본령이라 하면 청취자의 사연을 읽고 호응해주는 거겠죠. 하지만 저는 사랑 사연에 관해서는 적절한 조언을 못 해주겠더라고요. 제가 경험이 별로 없으니까요. 그런 건 다른 DJ들이 할 수 있으니, 저는 다른 걸 해보자 생각했죠. 허영지 씨와 함께하는 ‘러브에피소드’는 실제 사랑 사연을 각색해서 드라마화하는 포맷인데, 제 아이디어예요. 대리만족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죠. (웃음)”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해도 아이돌 정보는 빠삭해 ‘아이돌 알파고’로 불리는 그이기도 한데, 그것 역시 끊임없는 학습 결과라고 했다.

 박소현은 이제는 정말 좋은 ‘짝’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라디오 청취자들 사연을 듣고 있으면 취업 못한 친구가 벌써 대리급이고 그래요. 그런 걸 보면 저 혼자 옛날 그대로인, 마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같단 생각을 해요. 저도 천송이를 만나고 싶어요. 조건요? 그런 거 보다, 인성과 센스를 갖춘 분요. 그게 제일 어려울까요? (웃음) 그런데 정말 이렇게 변화 없이 살다가 끝날까 봐 걱정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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