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엇한 해 서산에 걸릴 때
산속 계곡따라 찾은 옴팍한 산사
꽃샘바람이 찬데
매화꽃을 피었다
찾는 벌나비도 없건만
은은한 향기 경내에 가득하고
간간히 약수 찾는 길손의 시선받으며
수줍은 듯 자태를 뽐낸다
다가가 얼굴 들이밀어 향내 취하자
라일락같이 진하지도 않고
모란처럼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마치 엄마의 분냄새와 같다
굳이 찬 계절에 피어나지 않아도 될
저 여린 꽃잎
어찌 수행자마냥 스스로 고행을 하는가
차디찬 이성과 따스한 감성
다 함께 지닌 꽃
내려오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평설
따옴시는 고즈넉한 산사를 배경으로 소담스럽게 핀 매화 속에서 은유 서정의 소중함을 읽는다. 시는 마음에서 발하는 것이다. 시자심지발(詩者心之發)이라는 문장이 크게 다가온다. <안태봉 시인>
시인 약력
ㆍ열린문학 시 등단
ㆍ새부산시인협회 회원
ㆍ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이사
ㆍ시 낭송지도사 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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